검찰이 송치받아 처분한 사건 10건 중 4건은 보완수사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완수사가 일상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부와 여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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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 비율 첫 집계
1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대검이 전국 12개 검찰청의 사건 처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5만5174건의 송치 사건 중 보완수사가 2만5152건에서 보완수사가 진행됐다. 비율로 따지면 45.6%에 달한다. 검찰이 보완수사 비율을 공식적으로 집계해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월(47%)과 4월(44.3%) 모두 40%가 넘는 보완수사 비율을 보였다.
전국 검찰청 중 송치사건 처리 건수가 많은 검찰청 12곳을 추려 집계한 결과다. 피의자나 참고인을 조사하거나 통신내역 분석, 수사보고서 작성, 추징보전 청구 등이 이뤄진 경우를 보완수사로 봤다. 검찰의 보완수사요구 비율은 지난해 10.7%를 차지했다. 보완수사요구보다 보완수사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정부·여당은 보완수사 대신 기소 전 사실확인 절차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보완수사요구를 원칙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보완수사 비율이 높은 만큼 보완수사요구 원칙으로 갑자기 전환할 경우 사건 처리 공백이 크게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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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 사회적 약자 보호에 필요”
법무부는 이날 여성‧아동‧장애인 대상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고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서 실체를 규명하는 데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해든이 사건’, ‘색동원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사회적 논란이 된 사건들을 포함한 20건이 보완수사 사례집에 담겼다.
서울서부지검이 보완수사 후 기소해 징역 25년이 확정된 계부의 의붓딸 성착취 사건도 보완수사 사례 중 하나다. 당초 경찰은 A씨를 30대인 의붓딸에게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물건을 배송한 스토킹 혐의로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메시지에 ‘여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한 뒤 여러 차례 피해자를 설득해 성폭행 피해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 일기장 등 증거를 보완해 10년 넘게 이어진 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법무부는 의사 표현이 서툰 아동과 지적장애인, 심리적 지배를 받는 성범죄 피해자 특성상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해 진술을 명확히 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인권계도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만나 “검찰 보완수사 기능이 약화하면 성폭력 수사 및 기소 절차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1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적법절차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증거 보완 역량을 극대화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