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매번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우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강국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늘 빗나갔다. 우승은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 한 번 뿐이고, 최근 5차례 대회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거둔 4위다.
이번 대회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L조에서 상대할 나라는 만만치 않은 전력의 크로아티아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 남미의 복병 파나마다. 어느 하나 쉽게 넘길 경기가 없어 초반부터 힘을 잔뜩 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잉글랜드 축구를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최종 명단을 짜면서 결단을 내렸다. 베테랑 공격수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과 콜 파머(첼시)를 모두 제외했다. 또,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레알 마드리드)와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기존 대표팀의 주축 자원도 최종 엔트리에서 이름을 지웠다.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과 자신이 지휘한 경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들을 과감하게 배제했다. 이렇게 탄생한 투헬호는 주장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리더십을 더해 출항한다.
루카 모드리치. AP=연합뉴스
이번 대회 노장들의 ‘라스트 댄스’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AC밀란)다. 1985년생으로 마흔을 넘겼지만, 존재감은 여전히 빛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MVP)과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발롱도르 등을 휩쓴 8년 전과 비교하면 움직임의 폭이 좁아졌지만, 여전히 AC밀란에서 나이를 잊은 활약을 선보인다. 얼마 전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왼쪽 광대뼈 수술을 받은 모드리치는 안면 마스크를 낀 채 훈련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나 선수단. AP=연합뉴스
가나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월까지 A매치 4연패를 당하자 본선행을 이끈 오토 아도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포르투갈 출신의 명장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교체한 결정이 어떤 흐름을 만들어낼 지는 알 수 없지만, 앙투안 세메뇨(맨체스터 시티)와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가 이끄는 공격진은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를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나마 선수단. AP=연합뉴스
파나마 축구를 이해하려면 2018년 러시아 대회로 잠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당시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뒤 조별리그 3전 전패로 조기 탈락했지만, 이때의 경험이 자국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귀중한 씨앗이 됐다. 알베르토 퀸테로(우니베르시타리오 데 데포르테스)와 피델 에스코바르(뉴욕 레드불스), 루이스 메히아(클루브 나시오날) 등 러시아 월드컵을 누빈 이들이 베테랑이 돼 8년 만의 귀환을 이끌었다. 이들과 함께 파나마 축구 팬들이 기대를 거는 이름은 핵심 미드필더 아달베르토 카라스키야(휴스턴 다이나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