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막바지에 여야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명박(MB)·박근혜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MB는 1일 자신이 서울시장 시절 조성한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았다.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서울숲을 걸은 MB는 유권자들과 만나 “말만 잘하고 정치적으로 막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당선)되면 지역이 발전하지 않는다”며 “일 잘하는 시장, 일 잘하는 구청장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도봉구 유세 일정으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동행하지 않았지만, 성동구청장 출신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견제하며 오 후보를 뽑아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MB는 전날엔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를 지원했다. 이들과 국밥을 함께 먹은 MB는 해운대에선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나도 서울시장 때 야당 시장이었지만, 일하는 시장을 서울시민이 뽑았기 때문에 서울이 발전됐다”고 강조했다. MB는 지난달 15일엔 오 후보와 서울 청계천을 함께 걸었다.
고재현 국민의힘 성동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임현동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MB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시작으로 경남 진주·양산, 울산, 부산, 충북 옥천, 대전, 충남 공주, 강원 원주·횡성, 경북 문경, 경남 남해·창원 등 전국을 누볐고, 지난달 31일엔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공식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남 양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면서 국가 위기를 초래하고 반성하지 않는 내란 세력을 심판하는 동시에 지금 잘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등 옛 친문계 후보를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아 함께 지원 유세를 하는 방식은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양산 하북면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문 전 대통령이 적극적 행보에 나서지 않는 데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 문 전 대통령의 PK(부산·경남) 지원이 외려 역효과를 낳았단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유세 역시 대구를 제외하곤 문 전 대통령처럼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친명계 의원도 “총선 땐 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출마해 지원 필요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각 후보 캠프에서도 문 전 대통령의 지원을 굳이 바라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경기도 평택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각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