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4)가 프로 데뷔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2군 생활에 들어갔다. 2021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이후 지금까지 2군에서 통산 5경기에 등판했다. 2024시즌 1경기, 2025시즌 3경기에 이어 올해 1경기 등판이다. 24시즌은 수술 직전 등판이었고 25시즌은 재활등판이었다. 올해는 열흘 재충전 과정의 등판이었다.
이번은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 끝없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강등 처분을 받은 것이다. 예전처럼 복귀 날짜가 딱 정해진 것도 아니다. 정확하게는 퓨처스 코치진이 1군에 올려도 괜찮다는 판단이 나올때까지이다. 제구로 비롯된 부진이 심리적인 부분까지 심대한 영향을 받았다.
입단과 동시에 선발진에 진입해 승승장구했다. 첫 해 신인왕을 받았고 2022시즌과 2023시즌은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2시즌은 154이닝이나 소화했다. 2023시즌까지 3년 연속 선발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돌았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좌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각종 국제대회 단골멤버로 뽑혔다.
2024시즌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 인대쪽 손상판정이 나왔다. 수술없이 재활을 통해 투구가 가능하기도 했다. 구단과 협의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깔끔하게 팔꿈치 이슈를 해결하는데 커리어를 쌓는데 낫다는 판단이었다. 작년 전반기까지 착실하게 재활을 마쳤고 구속도 150km 이상을 회복했다.
작년 후반기 복귀했는데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0경기 등판했으나 39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1승4패 평균자책점 7.94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예전의 이의리가 아니었다. 영점이 너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팔꿈치 재활과정의 일부분으로 여겨졌다. 후반기 경험을 살려 2026시즌을 잘 준비하면 예전의 이의리로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훈련도 참 열심히 했다. 2025년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비롯해 비시즌 기간과 2026 스프링캠프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투구폼도 줄이고 글러브 위치도 바꾸었다. 그러나 개막 뚜껑이 열리자 연거푸 4회도 막지 못했다. 그래도 5이닝 무실점, 5이닝 3실점 경기를 펼쳐 희망을 주기도 했다. 5월17일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5⅓이닝 3실점 호투를 했다. 열흘간의 재충전을 마치고 5월29일 잠실 LG전에 복귀했으나 2이닝 4안타 4볼넷 6실점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KIA 이의리./OSEN DB
결국 이범호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2군행 조치와 함께 다른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밖에 없었다. "2군에서 준비시켜야 할 것 같다. 복귀 시점은 모르겠다. 일단 팀이 이기는 경기를 위해서는 가장 좋은 선발을 써야한다. 의리에게는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지금 의리에게 던지게 하는 것은 팀에게도 마이너스이다. 당분간 조금 내려놓고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데뷔 이후 최대의 시련이다. 올해 국가대표 발탁을 포함해 너무 잘하려다 조급증이 생겼을 수도 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은 쉽지 않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제구를 잡는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으로 자신감 회복이 더 필요하다. 좋았던 시기를 되새기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1군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팀은 이의리가 살아나야 여름 승부와 후반기를 기약할 수 있다. 시련을 이겨내야 본인도 살고 팀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