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같이 죽자” 옥상 올라간 엄마…팔다리 잘린 5세 아들 한마디

중앙일보

2026.06.01 13:00 2026.06.01 21: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어머니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다섯 살 아들을 들쳐업고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옥상에 도착한 어머니는 난간에 기댄 채 저 아래를 내려다보다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그 흐느낌은 등을 타고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 엄마랑 그냥 죽자. 여기서 같이…. "

같이 울던 아이는 들썩이는 엄마의 등에 얼굴을 파묻으며 한 팔로 엄마의 목을 감싸 안고는 이렇게 말했다.

" 엄마,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
신명진 작가는 일상에서 의족을 차고 생활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산을 등반하거나 마라톤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진 신명진

신명진 작가는 일상에서 의족을 차고 생활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산을 등반하거나 마라톤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진 신명진


아이의 말에 어머니는 정신이 돌아온 듯 주저앉아 “엄마가 미안하다. 다 미안해”라며 한참을 통곡했다. 그리고 옥상에서 내려와 아이를 병실 침대에 조용히 눕혔다.

얌전히 누운 채 엄마를 올려다보며 웃는 작은 아이. 한순간의 사고로 오른손과 두 다리를 잃어버려 더욱 작아진 그 모습에 어머니의 눈엔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그 아이는 어느덧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 사이 전국체전 수영 금메달, 백두산 등반, 미국 뉴욕 마라톤 풀코스 완주 등에 성공하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주목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의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칠순을 넘긴 어머니는 아들 얼굴만 보면 “난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이라며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행복하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죽음을 생각한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옥상 위 약속’을 지킨 이 사람은 최근 『다리가 될게』(데이원)를 쓴 신명진(49) 작가다. 무너져내리는 게 당연하다 싶은 시련에도 행복을 말하던 아이는, 이제 무엇을 얘기하는 어른이 됐을까. 그를 만나 직접 물었다.

" 그 순간, 당신은 어떻게 원망이 아닌 행복을 말할 수 있었나요? "
두 아이의 아빠이자 서울시립대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신명진 작가. 손발 없이 살아온 날들의 경험을 기록했고, 최근 이 기록을 보강해 에세이 『다리가 될게 』를 펴냈다. 신 작가는 인생이 즐겁다고 했다. 더 바랄 게 없다고. 그래서인지 시종 웃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경록 기자

두 아이의 아빠이자 서울시립대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신명진 작가. 손발 없이 살아온 날들의 경험을 기록했고, 최근 이 기록을 보강해 에세이 『다리가 될게 』를 펴냈다. 신 작가는 인생이 즐겁다고 했다. 더 바랄 게 없다고. 그래서인지 시종 웃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경록 기자


✅ 끔찍했던 사고, 부모님의 절규


Q : 사고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다섯 살 때였어요. 그날은 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집에 누워 계셨어요. 어린 마음에 폐 끼치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동네에 사시던 친할머니댁에 가서 밥 얻어먹으려고 혼자 집을 나섰죠. 그게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입니다.

집을 나선 저는 동네 형들과 자주 모여서 놀던 집 앞 커다란 철길 쪽으로 걸어갔어요.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소금 기차 뒤에 달린 화물칸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는 거예요. 거기 모인 형들은 전부 신이 나서 화물칸 외벽을 타고 기어 올라갔죠. 저도 뒤따라 올랐고요. 그런데 ‘덜컹’ 하고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는 기억이 드문드문해요. 몇 장면만 선명하고 흐름은 뚝뚝 끊겨요.

(계속)
오른손과 두 발을 잃은 다섯 살 아이는 긴 수술 끝에 가까스로 살아났다. 아이의 앞날을 생각한 부모는 절망했고, 모두가 그의 삶을 걱정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훗날 “인생이 즐겁다”고 말하는 어른이 됐다.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던 시간을 지나, 그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끔찍했던 그날의 기억부터 9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까지…. 신명진 작가는 말했다. “나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지금 삶이 버거워 주저앉고 싶은 사람들에게, 신명진 작가가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무엇일까.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이어진다.

- 끔찍했던 사고, 그날의 기억
- 어머니가 말했다. “우리 그냥 죽자.”
- 나를 살린 건 8할이 ‘사람들’
- 도전, 또 도전… “장애인으로 사는 게 쉬운 줄 알아?”
-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마법의 한 단어

“같이 죽자” 옥상 올라간 엄마…팔다리 잘린 5세 아들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1060




선희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