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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새 13명 숨졌다…한화에어로 ‘철통 보안’의 역설

중앙일보

2026.06.01 13:00 2026.06.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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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1일 오전 10시59분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로켓 추진제 제작 도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1일 오전 10시59분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로켓 추진제 제작 도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던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대전시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59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했다. 폭발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 중 5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병원에 이송된 2명 중 30대 근로자는 전신 화상으로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다른 1명은 화상 치료 후 귀가했다. 숨진 근로자들은 대전사업장 생산팀 소속으로 20대 3명, 50대 2명이다. 폭발 위력이 워낙 커 시신 훼손이 극심해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폭발 직후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연기가 많이 난다”는 3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인근 주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발생하자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17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30여 명과 장비 40여 대를 투입해 오후 1시7분쯤 진화를 끝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사업장 내 56동은 건물 전체(연면적 243㎡)가 불에 탔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안전진단을 거쳐 잔해 제거에 나설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관계자는 이날 합동 브리핑에서 “56동 세척공실에서 로켓 추진제(화약 등)의 제작 도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3명 숨진 ‘화약고’ 한화에어로…중처법 적용될지 주목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관계자는 “오늘 사고가 발생한 공정은 당초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대전경찰청은 수사부장(경무관)을 팀장으로 6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폭발 원인, 정확한 사고 지점 파악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과 함께 대전사업장 관계자를 불러 안전관리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사상자 7명 모두 방염복을 입고 있었다고 한화 측이 밝혔는데, 시신 훼손이 심각해 방염복의 효과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이전에도 두 차례 대형 폭발 사고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5월 사고 때는 현장에서 2명이 숨지고 화상을 입은 직원 3명은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2019년 2월에도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총 13명이 숨졌다.

대전사업장은 로켓추진체를 제작하는 공장으로 대형 추진기관 개발과 전술 지대지(무기) 체계 개발 등을 진행하는 방위산업 관련 핵심 시설이다. 사업장 내에서 화약제품을 직접 다루다 보니 폭발 사고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상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 특성상 극도의 보안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과거 인명 피해로 이어진 폭발 사고 당시 그동안 안전실태 점검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2018년 5월 사고 직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해당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486건의 위법 사항이 적발되면서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됐다.

노동부도 2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 당국이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지 주목된다. 이 법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의 안전 조치 책임을 규정하면서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무를 둔다. 김대연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과거 사고로 위험 요인을 확인했는데 개선을 위한 업무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거나 점검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전의 폭발 사고와 원인이 동일한지가 중요해 보인다”며 “단순히 과거에 폭발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사업주가 재발 방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직접 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습 상황을 보고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고 직후 그룹 차원의 특별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김 회장은 “대전사업장 사고로 숨진 직원분들과 유가족분들, 부상을 당한 직원분들, 그리고 지역 주민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여야 대전시장 후보들은 사고 직후 애도 차원에서 유세를 중단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고 수습과 시민 안전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예정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신진호.손성배.곽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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