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선거 전날에도 판 뒤집힌다…막판 ‘막말 주의보’ 발령한 여야

중앙일보

2026.06.01 19:30 2026.06.01 19: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5일 각각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5일 각각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까지 “구설수를 조심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격전지가 늘어난 상황에서 선거 하루 전이라도 입길에 오르면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1일 각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선거대책위원장과 후보자들에게 공문을 통해 “투표를 호소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삼가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후보자들에게는 “부주의한 행위로 위법사항 적발 시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주므로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에도 “작은 언행이 선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공문을 수차례 내려보냈다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막판 실수로 추격 의지를 꺾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또한 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 60시간 비상가동’ 체제로 전환하면서 후보자와 당직자 등에게 “투표를 독려하되 공직선거법을 준수하라”는 지침을 보냈다. 특히 “자만하거나 오만하게 비칠 수 있는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을 철저히 경계한다” 등 ‘전 당원 행동 수칙’까지 정했다. 각 후보자들에게도 여전히 공개 발언 전에 “엉뚱한 얘기하지 말라”는 식으로 구두 지침을 준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도 “맨 아래(당원)에서부터 맨 위(대표)까지 낮은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앙당뿐만 아니라 각 후보 캠프에서도 몸조심 경계령이 최고조에 달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의 ‘오빠’ 논란이나 우형찬 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의 ‘뽀뽀’ 논란을 반면교사 삼는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뽀뽀 논란이 유권자들에게 여파가 굉장히 컸다”며 “선거 끝까지 유권자를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다시 내려보냈다”고 했다. 민주당 영남권 후보 캠프 관계자도 “악재가 나오지 않도록 막판 설화를 거듭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형찬 더불어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아이에게 ″뽀뽀″라고 말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우형찬 더불어민주당 양천구청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아이에게 ″뽀뽀″라고 말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처럼 여야가 선거 직전까지 단속령을 내린 건 불쾌한 언행이 입길에 오르면 선거에 타격이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04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 시절 총선을 약 3주 앞두고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발언했다가 ‘노인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회 의석 200석 획득이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있었지만, 결국 15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으며 기사회생했다.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를 엿새 앞두고 “이혼하면 부천 정도 가고, 부천에서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그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와 경북만 승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졌다. 차명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경기 부천병 후보는 2020년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과 자원봉사자가 텐트 안에서 성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제명됐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참패했다.

장한익 케이스탯리서치 수석연구원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판이나 이재명 대통령 투표 독려 등 양측 모두 선거 승리를 위한 패를 다 깠다”며 “접전 지역이 많아진 상황에서 부주의한 언행을 저지르면 선거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오소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