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장비의 국내 도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생산라인 구축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안전기준을 충족한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해 고압가스 일반제조시설이 아닌 '특정설비'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EUV 장비는 내부에 고압가스 배관과 장치가 포함돼 있어 현행법상 고압가스 제조설비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장비 설치 때마다 기술 검토와 각종 검사를 거쳐야 해 도입이 지연되고 기업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반도체 업계와 협의를 거쳐 글로벌 안전기준을 검토한 결과 EUV 장비를 특정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신 3년 주기로 공장심사와 종합공정검사를 실시해 기존과 같은 수준의 안전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EUV 장비 도입 기간은 기존 34일에서 9일로 최대 25일 단축된다. 해외 공인검사기관에서 받아야 했던 내압·기밀 검사도 생략돼 장비 한 대당 약 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시행규칙 개정도 추진해 산업 전반의 규제 합리화에 나선다. 물과 세탁세제 대신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친환경 세탁기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검사 기준을 신설할 예정이다. 해당 설비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았으며 폐수 처리가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상업용 액화 이산화탄소 세정설비와 고압가스 저장시설 등 위험성이 낮은 고압가스 시설의 안전관리자 자격요건도 완화해 기업들의 인력 운용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법령 개정은 안전 확보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규제혁신 사례"라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첨단산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