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유럽이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열린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은 10일에서 11일까지 이틀간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 한국-유럽 협력 방안’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10일 심포지엄은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 11일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은 서울대 우석경제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최근 국제정치 무대에 충격을 안긴 ‘그린란드 사태’를 계기로 기획됐다. 지난해 초 트럼프 2기 미 행정부가 북극 전략의 하나로 그린란드 병합을 강하게 요구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보복 관세와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유럽 내에선 자국 안보를 기존 대서양 동맹에만 의존할 수 없단 위기감이 고조됐다.
동맹 관계의 거래주의적 재편은 한국 입장에서도 남 일이 아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자동차 등 관세 카드를 지렛대 삼아,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 간 합의물인 조인트 팩트시트(JFS)에서 3500억 달러(531조 2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국방비 증액 등 막대한 안보 청구서를 관철했다. 여기에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 미·중 간 패권 갈등이 맞물리면서 한국과 유럽은 강대국 틈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동일한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유럽 협력의 중요성이 한층 켜진 이유다.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제공
이런 문제의식은 이번 행사의 첫 기조연설에서부터 화두로 던져진다. 10일 심포지엄 기조 강연자로 나서는 게오르크 빌프리드 슈미트 주한독일대사는 ‘고래들 사이에 낀 중견국: 유럽, 한국 및 그 너머의 외교적 변화와 이니셔티브에 대한 독일의 시각’을 주제로 발표한다. 자국 우선주의가 노골화한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중견국들이 연대해 꺼내 들 수 있는 구체적인 외교적 카드가 무엇인지 논의될 전망이다.
첫날 심포지엄은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국제질서의 변화 ▶민주주의의 도전 등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된다. 뤼디거 프랑크 빈 대학 교수, 안토니오 피오리 볼로냐 대학 교수 등 유럽 주요 대학의 학자들이 발제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등 국내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나선다.
행사 이틀째인 11일엔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학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이 열린다. 유럽의 시각에서 한국의 정치·외교적 위상을 진단하고, 정책 협력의 새 경로를 탐색한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은 10일에서 11일까지 이틀간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 한국-유럽 협력 방안’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국가미래전략원 심포지엄 공식 홈페이지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축사에서 “한국과 유럽은 공유하는 가치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며 “본 심포지엄이 안보와 민주주의, 국제질서의 미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촉진해 양측의 유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행사를 기획한 강원택 원장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과 유럽은 안보, 경제, 민주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상호 이해를 심화하고 실질적인 미래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행사 프로그램은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심포지엄 공식 홈페이지(https://kor-eu.sn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