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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코딱지도 파지 마라” 뇌 망가뜨리는 뜻밖의 습관

중앙일보

2026.06.0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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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면서 치매를 알아채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아주 사소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지만 그 과학적 근거는 확실하다. 이하 그래픽 이경은·박지은

샤워를 하면서 치매를 알아채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아주 사소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지만 그 과학적 근거는 확실하다. 이하 그래픽 이경은·박지은



👵후각은 기억에 곧장 꽂힌다
버스를 탄다거나, 장을 본다거나 하는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못 할 때, 잘 알고 있던 단어나 이름이 기억이 안 날 때 우리는 치매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망가졌다는 건 치매가 상당히 진행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치매는 시간과의 싸움이죠.
빨리 알아채고 일찍 치료받을수록 치매를 더 천천히 진행할 수 있고, 삶의 질도 훨씬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억과 인지 능력이 확 나빠지기 전에 이보다 더 빨리 치매를 알아채는 방법은 없을까요.

치매를 빨리 알아챌수록 기대 수명은 크게 달라진다. 초기에 진단해서 치료하면 10년 넘는 수명을 벌 수 있다.

치매를 빨리 알아챌수록 기대 수명은 크게 달라진다. 초기에 진단해서 치료하면 10년 넘는 수명을 벌 수 있다.


사실 치매 진단은 복잡한 검사를 한 뒤에야 제대로 내릴 수 있지만, 일상에서 치매의 전조 증상을 알아채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무시하지만 의외로 기억과 학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한 감각 기관을 사용하는 겁니다.
바로 후각입니다.

후각이 치매와 관련됐다는 증거는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후각은 치매뿐 아니라 심장병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과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증거도 나오고 있습니다.

냄새가 어떻게 뇌의 기능과 관련돼 있다는 걸까요.
냄새를 통해 치매를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요.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릴 적에 아련했던 추억은 어떤 냄새와 함께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엄마가 해주던 음식에서, 할머니의 품에서, 옛날 동네 골목에서 풍기는 냄새들은 향수를 자극하죠.
냄새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정이 왈칵 쏟아지게 하기도 합니다.

이는 그저 정서적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후각은 시각, 청각과는 차원이 다른 직접적으로 심금을 울리는 뇌의 경로를 따릅니다.
기억과 감정의 영역에 정확히 갖다 꽂히죠.

시각이나 청각은 눈과 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우선 시상이라는 중계 기관을 거칩니다.
이후에 시각과 청각피질로 전달되는 복잡한 경로를 거치죠.

시각과 청각은 시상을 거치는 우회 경로를 따른다. 특히 시각은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다양하고, 매우 복잡한 경로를 통과한다.

시각과 청각은 시상을 거치는 우회 경로를 따른다. 특히 시각은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다양하고, 매우 복잡한 경로를 통과한다.


하지만 감각 중에서 후각만 유일하게 시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기억과 감정의 저장소인 해마로 직행합니다.
그래서 후각은 기억과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감각입니다.
인간의 오감 중 매우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죠.


“처음 생각하면 후각하고 기억하고 별개인 것 같은데요.
그게 해부학적으로 보면 정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습니다.
그 후각 그 구조가 이제 후각 망울에서 시작해 양쪽을 향해서 가는데요.
다른 여러 가지 자극들은 가운데 쪽을 향해 갑니다.
시상 쪽을 향해 갔다가 퍼져가서 상당히 느리게 가고 있는데요.
후각은 직접 연결이 돼 있어요.
후각과 해마의 기억은 아주 가깝게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뇌세포가 가장 먼저 죽어 나가는 곳
후각과 기억은 한 몸처럼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어떤 냄새는 우리를 추억 속으로 이끕니다.
그건 우리가 냄새를 잃으면 기억을 잃은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이죠.
냄새를 못 맡는 건 뇌에 이상이 생긴 징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라는 악독한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생기는데요.
이 중에서 타우가 가장 먼저 쌓이는 곳이 바로 후각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병리가 시작될 때 후각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죠.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타우 단백질을 많이 들고 있잖아요.
그런데 타우 단백질이 제일 먼저 생기는 곳이 내후각피질이라는 곳인데요.
후각 자극을 받으면 조롱박피질로 가고, 내후각피질로 가서 그다음에 해마로 갑니다.
그런데 여기 타우라는 것이 쌓이게 되면 내후각피질에서부터 퍼져 나가요.
그러니까 바로 후각 기능에 영향을 미쳐서 후각 신경세포에도 그 기능 저하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그래서 후각 기능이 나빠졌다 그러면 여기에 치매에 관련된 중심 물질이 그 영향을 미쳤구나, 이렇게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요.
치매랑은 정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습니다.”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후각을 잃은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치매 발병률이 확연히 늘어난 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이 51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후각 능력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링한 적이 있습니다.
테스트는 간단했어요.
연필 같은 거로 테스트지의 향이 나는 부분을 긁은 뒤에 냄새를 맡고 무엇인지 맞히면 됩니다.
레몬, 초콜릿, 딸기, 후추 등 12개의 냄새를 맡아야 하고, 4개의 선택지 중에 골라야 합니다.
점수의 중간값은 10점으로 꽤 높은 편인데요.
그런데도 후각이 확연히 떨어진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대부분의 성인은 후각 능력을 오래도록 유지했지만, 몇몇은 급격히 후각 능력을 상실했다.

대부분의 성인은 후각 능력을 오래도록 유지했지만, 몇몇은 급격히 후각 능력을 상실했다.


이렇게 후각이 몇 년 사이에 확확 떨어진 사람들을 살펴봤더니, 실제로 치매 발병률이 엄청나게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후각 기능을 유지한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89% 높았죠.
특히 후각 기능 저하 속도가 빨랐던 사람들은 뇌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전반적 인지 기능, 일화 기억, 지각 속도가 정상인보다 현저하게 나빴습니다.
뭔가를 알아채고, 옛일을 떠올리는 능력이 나빠졌다는 뜻이죠.
특히 아주 새로운 냄새를 못 맡는 것보다 샤워할 때 맡는 샴푸나 바디워시, 늘 먹는 된장찌개나 미역국처럼 익숙한 냄새를 못 맡는 게 치매가 가까워졌다는 치명적 신호일 수 있습니다.

(계속)
후각의 쇠퇴는 치매만 위험한 게 아니다. 중년과 노년 3005명 관찰 연구에서, 후각을 잃은 사람은 정상인보다 사망 위험이 5.85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하지 말아야 하는 위험한 습관을 경고했다.

“노년에 코털을 뽑거나 코를 후비지 마라.”
코 후비는 습관이 뇌에 주는 충격적인 영향,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노인, 코딱지도 파지 마라” 뇌 망가뜨리는 뜻밖의 습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8579



이정봉.정수경.이경은.박지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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