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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도 안 풀었다…몸 푸느라고

중앙일보

2026.06.02 08:01 2026.06.0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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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강인. [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캠프에서 훈련 중인 이강인. [연합뉴스]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달고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사전 캠프 일정을 소화 중인 축구대표팀도 그의 합류와 함께 비로소 ‘완전체’를 이뤘다.

이강인은 2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이 미국 사전 캠프 장소로 활용 중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곧장 대표팀 훈련장인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로 이동해 첫 훈련을 소화했다.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6명의 선수가 모두 모인 건 지난달 19일 사전캠프를 시작한 지 14일 만이다.

이강인의 합류가 늦어진 건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이 지난달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일정에 동행했기 때문이다. PSG는 아스널(잉글랜드)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연장 전·후반 1-1)으로 이겨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이강인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출전 기회를 부여 받지 못 했지만, 우승팀 일원으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이튿날 파리에서 열린 축승행사에 참여한 뒤 숨 돌릴 틈도 없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이강인이 도착 직후 숙소에 짐도 풀지 않고 훈련장으로 달려왔다”면서 “곧장 팀 훈련에 합류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훈련에 앞서 손흥민(가운데)과 담소는 나누는 이강인(왼쪽). 뉴스1

훈련에 앞서 손흥민(가운데)과 담소는 나누는 이강인(왼쪽). 뉴스1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구성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전술 구심점’의 합류를 반겼다. 밝은 갈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이강인은 취재진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여줬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괜찮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홍 감독은 라커룸에서 만난 이강인에게 “챔피언 축하해.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 우리나라 선수는 처음 아니냐”며 등을 두드렸다. 이강인은 “맞다”며 웃었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홍 감독의 질문엔 다시 한 번 “괜찮다”고 답했다. 이강인은 대표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팬에게 약속했다.

훈련복으로 갈아입자마자 동료들과 공 돌리기로 가볍게 몸을 푼 그는 전술 훈련에 앞서 고정식 사이클에 올라 워밍업을 했다. 이후 옆자리에 다가온 ‘캡틴’ 손흥민(LAFC)과 함께 사이클을 타며 한동안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다. 한때 껄끄러운 관계였던 대표팀 공격의 신·구 에이스가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소통하는 모습은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 중인 대표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조위제. [뉴스1]

조위제. [뉴스1]

한편 부상으로 낙마한 수비수 조유민(알샤르자)을 대신해 홍명보호에 승선한 조위제(전북)도 주목 받았다. 그는 당초 훈련 파트너로 미국 전훈에 합류했지만,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A매치 평가전 도중 조유민이 발 부상(족저근막 부분 파열)으로 전치 8주 진단을 받은 뒤 대체 선수로 뽑혔다. 조위제는 “(조)유민이 형의 자리를 채운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내가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형을 위로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K리그2(2부)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4시즌을 소화한 그는 올해 K리그1(1부)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 리그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했다. 당당한 체격(1m89㎝ 82㎏)을 앞세워 공중볼 장악과 몸싸움에 강점을 보이는 데다 고교 시절까지 윙어 역할을 소화했을 정도로 발도 빨라 ‘리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라 불린다. 홍명보 감독이 전술의 뼈대로 낙점한 스리백 기반 포메이션에서는 세 명의 센터백 중 중앙과 오른쪽 자리를 맡아볼 수 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조유민(10번)을 위로하는 손흥민(가운데). 뉴스1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조유민(10번)을 위로하는 손흥민(가운데). 뉴스1

조위제는 “스토퍼(중앙)로 나설 땐 스피드를 앞세워 좌우 측면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른쪽에 설 땐 공격 전개 과정에 더 큰 도움을 주는 플레이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저와 장점이 비슷한 (김)민재 형에게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한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만의 경쟁력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월드컵은 경험하러 오는 무대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면서 “내가 가진 경쟁력을 증명해보이고 싶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5-0 완승을 거둔 축구대표팀은 오는 4일 오전 10시 엘살바도르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다음날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2차전 장소이자 베이스캠프로 낙점한 멕시코의 과달라하라에 입성할 예정이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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