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격분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막판 진통 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공습을 확대해 걸림돌이 되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확대를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며 욕설이 섞인 격한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란 언론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통화가 이뤄졌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에게 “당신은 완전히 미쳤다(You are fucking crazy)”며 배은망덕하다고 질책하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What the fuck are you doing?)”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는 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폭격할 경우 더욱 고립될 것”이라 경고하고,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중단시켰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재판을 염두에 둔 발언도 쏟아냈다.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네타냐후)은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며 “내가 당신을 구해줬다”고 한 것이다. 네타냐후는 2019년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트럼프는 그의 사면을 요구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6일 헤즈볼라 측과 휴전했지만 충돌을 이어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25일 “(가속) 페달을 더욱 세게 밟으라”고 지시한 이후에는 공습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28일에는 3주 만에 베이루트 공습을 재개했고, 29일에는 양국 국경선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까지 진출했다. 이어 31일 레바논의 전략적 요충지인 보포르까지 장악해, 현재 리타니강에서 약 10㎞ 더 북쪽에 위치한 자흐라니강 방면으로 진격한 상태다.
그러자 레바논 전황이 종전 협상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란이 줄곧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중단”을 요구해와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는 네타냐후가 협상을 무산시킬 위험을 초래했다고 보고 분노했다”고 분석했다. 통화 이후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와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종전 협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경우 베이루트를 공격할 것이며, 그때까지는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트럼프의 말에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통화에서 네타냐후를 완전히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부분 휴전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스라엘은 베이루트와 교외 지역에 대한 공습을 자제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일주일 내 이란과의 휴전 연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몇 가지 더 받아내야 할 사항이 있다”며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