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이란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의 막판 최대 변수로 돌출한 가운데 양측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대화를 재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양측의 직접 대화는 이번이 네 번째다.
현지시간 2일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미국의 중재로 열린 이스라엘과 레바논관의 네번째 직접 대화에 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등 이스라엘 대표단이 참석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전투 중단을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양측은 이날까지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전날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때문에 이란과의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호통을 쳤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도 “이스라엘·헤즈볼라와 각각 소통해 교전을 멈추도록 했다. 양측이 항구적인 평화 협정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며 종전협상 합의를 위해 양측이 교전을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직접 설득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교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회동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 국영 통신(NNA)에 따르면 전날 밤 마르와니예, 시디킨, 야테르, 만수리 등 레바논 남부의 여러 마을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해졌으며, 데빈 마을에서는 매우 격렬한 폭발이 있었다. 또 이날 오전에는 남부 소도시 토울에서 이스라엘이 차량을 공습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다만 전날 밤부터 이어진 레바논 남부 공습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지상군이 최근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북쪽에서 작전을 진행하면서 100여 차례 공습 지원을 요청했으며, 그 결과 헤즈볼라 대원 약 2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수백점의 무기도 노획했다.
현지시간 2일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 지대에 이스라엘 군대가 집결해 있다. AP=연합뉴스
헤즈볼라도 레바논 남부에 주둔중인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헤즈볼라가 자국 북부 사페드를 향해 로켓 2발을 발사하면서 경보가 울렸고, 이후 방공망을 동원해 포탄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서(西)갈릴리의 군 주둔지에는 헤즈볼라의 드론이 충돌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날 오전 헤즈볼라의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이스라엘군 작전지역인 남부 레바논에 등장하면서 이스라엘 북부 일대에서도 경보가 울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성명에서 “오늘 저녁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약 헤즈볼라가 우리 도시와 시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의 테러 목표물을 공습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도 레바논 남부에서 진행 중인 작전은 계획대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5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열린 ‘알쿠드스 데이’(예루살렘의 날) 기념 집회에서 행진하는 헤즈볼라 대원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 따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 계획을 철회했지만, 레바논 남부에서의 작전은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헤즈볼라 고위관리인 마흐무드 코마티는 AFP 통신에 “우리는 부분적인 휴전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시온주의자 적(이스라엘)은 베이루트 외곽에 대한 공격이 더 깊고 강력한 보복을 부를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