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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사전투표율’ 속지마라…격전지 승부는 오늘 갈리는 이유

중앙일보

2026.06.02 13:00 2026.06.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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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도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도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23.51%.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기록한 6·3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정안정론’과 ‘견제론’의 산물이라며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의미 부여를 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분석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우선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게 과거 선거 역사에서 드러난다. 이번 선거 이전에 사전투표율 최고치(20.6%)를 기록했던 선거는 2022년 지방선거다. 하지만 정작 본투표율이 저조했던 탓에 총투표율은 2014년(56.8%)·2018년(60.2%) 지방선거에 비해 낮은 50.9%에 그쳤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통설과 달리 2022년 지방선거는 ‘높은 사전투표율, 낮은 본투표율’에도 국민의힘이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12곳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반대로 2022년에 비해 사전투표율이 낮고, 본투표율이 높았던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시·도지사 14곳을 석권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는 2014년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 유권자의 사전투표 선호도가 진영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상승해왔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총투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2014년)→33.5%(2018년)→40.5%(2022년)로 늘어왔다. 역대 총선에서도 21.0%(2016년)→40.3%(2020년)→46.7%(2024년)으로 총투표 대비 사전투표 비중이 커져왔다. 대선에선 33.8%(2017년)→47.9%(2022년)→43.8%(2025년)로 일부 등락이 있었지만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가 평일에 진행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총투표율은 2020년대 이후 총선(66.2%→67.0%)과 대선(77.1%→79.4%) 모두 소폭 증가 또는 답보 상태다. 결국 사전투표가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를 늘리기보다 어차피 투표할 유권자의 투표 날짜를 분산하는 형태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 습관이 변화해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율을 특별히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란 네이밍 자체가 착시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사전투표율이 조금 높게 나온 걸 보고 ‘여당이 유리하다’고 분석하는 건 과잉 해석”이라며 “결국 본투표에서 양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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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격전지일수록 3일 본투표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가 격전지로 꼽는 서울(23.84%)과 부산(21.29%)·경남(24.64%) 등 주요 시·도의 사전투표율은 전국 평균(23.51%)과 큰 차이가 없다. 광역단체장 중엔 전북(35.05%),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엔 경기 평택을(18.39%) 정도가 격전지 중 평균 투표율에서 크게 벗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격전지 대다수에서 사전투표율의 지역별 편차가 크지 않다는 건 한 쪽 진영의 일방적 쏠림·결집이 선제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결국 본투표 당일 격전지에서 어느 당이 숨은 지지층을 더 많이 투표장으로 끌고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강원 영월군 영월읍 농협사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박선규 영월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강원 영월군 영월읍 농협사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박선규 영월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여야 지도부는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에도 “투표하면 이긴다”며 지지층의 본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영끌’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대국민 투표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의 잔불 여전하다. 반헌법·반민주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 투표해야 이긴다”고 호소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전투표를 안 하신 분들은 본투표에 참여하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후보 캠프에서) 본인 지역구뿐만 아니라 서울·부산 등 격전지의 지인을 찾아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충남 청양군 청양재래시장을 찾아 윤용근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국회의원 후보, 김홍열 청양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충남 청양군 청양재래시장을 찾아 윤용근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국회의원 후보, 김홍열 청양군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맞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국민 투표 참여 호소 담화’를 통해 “이재명과 민주당의 민생 붕괴 폭정을 멈춰 세워야 한다.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2030 청년 투표 참여 호소문’을 발표하며 “집에 온 공보물을 한 번만 열어봐 달라. 후보자의 전과가 무엇인지 관련 기사를 한 번만 검색해달라”며 “국민의힘이 청년의 편에 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활을 걸었다.

지방선거가 양당의 지지층 결집 총력전으로 치닫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해 326조원(2025년 행정안전부 발표)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진영 대결로만 치러질 경우 치러야할 후유증도 만만찮아서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년 동안의 지방 살림을 결정짓는 선거임에도 지역 보다는 중앙 정치 현안과 네거티브 비방전을 중심으로 선거가 흘러가고 있다”며 “유권자가 지역 이해도와 공약에 따라 선택을 해줘야 표심을 의식해 보다 나은 지방 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한영익.오소영.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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