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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정보국 수장에 ‘안보 문외한’ 측근 발탁…충성파 인사 논란

중앙일보

2026.06.02 13:40 2026.06.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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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수장에 안보 경험이 전무한 데다 대표적인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측근 인사를 임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을 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하고 “윌리엄은 미국의 가장 민감한 사안인 시장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깊은 경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의 양대 주택금융공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10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해 온 성과를 부각하며 펄티가 DNI 국장 대행으로 있는 기간 연방주택금융청장과 패니메이·프레디맥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펄티 국장 대행은 지난달 22일 희귀 골수암 진단을 받은 남편을 돌보기 위해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털시 개버드 전 DNI 국장의 뒤를 이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게 된다.

국가정보국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정보기관 간 정보 공유 실패가 대형 참사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면서 2004년 의회 입법을 통해 신설됐다. 중앙정보국(CIA)·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 등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며 핵심 정보를 취합·조정하는 ‘정보 컨트롤타워’다. 국가정보국장은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일일 정보 브리핑’ 작성을 감독하는 핵심 보직이다.

지난해 9월 2일(현지시)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를 이동하고 있다. 펄티 청장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에 임명됐다.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2일(현지시) 윌리엄 펄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를 이동하고 있다. 펄티 청장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에 임명됐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펄티 국장 대행은 주택·건자재 분야 사모펀드를 창업해 운영하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발탁된 인물로, 정보기관이나 국가안보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없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정적 공격에 앞장선 이력이 부각되면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연방주택금융청장으로 있으면서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대척점에 선 인물들을 상대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해 고발을 주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친구이기도 하다.

이번 인사에 야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마크 워너 민주당 의원(버지니아)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을 따르거나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할 정보 수장이 아니라 국민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더라도 대통령의 희망에 맞춰 기꺼이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적 반응이 나왔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존 튠 의원(사우스다코타)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무기화된 국가정보국이 필요한 게 아니다. 그 자리에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만약 그가 그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기를 바라는 인물이라면 그 앞에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자베드 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국가정보국장의 위상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알리 전 국장은 “올해 9·11 테러 25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국가 안보나 정보 분야에서 공식 경력이 없는 인물을 임명한 것은 현 행정부가 국가정보국장실의 역할과 국가정보국장 직책을 이전보다 덜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펄티 국장 대행이 연방주택금융청장으로 있는 동안 실질적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펄티 청장 재임 기간 양대 모기지 기업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 공개 상장(IPO) 계획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며 “펄티는 더 많은 저소득층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계획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그의 재임 기간 특징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서 많은 직원들이 해고된 것 정도”라고 짚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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