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천안문 어머니회 회원인 장셴링(앞줄 왼쪽 첫 번째)이 희생자 유족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 캡처
4일로 1989년 6·4 천안문 민주화운동이 37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처음으로 베이징 공안국이 희생자 유족들에게 희생자들이 합장된 완안(萬安) 묘지를 찾아 참배하거나 추모식을 열지 못하도록 통보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한 희생자 유족은 분노와 좌절감을 표하며 “앞으로 청명절(한국의 한식), 6월 4일 모두 묘소에 가는 것이 금지될까요. 조그마한 애도조차 표할 수 없나요”라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희생자 유족은 1일 다른 유가족을 통해 소식을 처음 접했다면서, 이후 공안이 찾아와 올해 4일에는 묘지 참배를 할 수 없다고 통보하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89년 베이징 천안문 민주화 운동은 4월 15일 숨진 후야오방(胡耀邦, 1915~1989)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추모 집회를 계기로 시작됐다. 6월 4일 군부에 의해 유혈 진압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까지 유족들은 경찰의 동행 아래 완안묘지를 방문해 추도사를 낭독하며 희생자를 기릴 수 있었다.
올해 묘지 방문이 금지된 데 대해 유족들은 분노와 좌절감, 심지어 절망과 두려움까지 느낀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희생자 유족들은 추모는 매우 기본적인 권리라며 당국의 금지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6·4 희생자 모임인 천안문 어머니회는 지난달 27일 37주년을 맞아 입장문을 내고 당국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합리적인 배상, 책임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11월 유출된 쉬친셴(徐勤先) 당시 38집단군 사령관의 재판 영상을 언급했다. “발포 명령을 거부한 쉬친셴 38군 사령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이러한 행동은 역사의 검증을 견뎌내야 한다.…이러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공을 세울 수도 있고,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 무장한 채로는 이런 명령을 수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그의 용기와 양심은 영원히 역사에 새겨지고, 인민의 마음에 기억될 것”이라며 “역사는 결국 그에게 합당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지난 2025년 11월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도 인용했다. 당시 후야오방 탄생 110주년 좌담회에서 시 주석은 “그(후야오방)는 사심 없고 두려움이 없었으며, 잘못을 바로잡는 데 굳건했고, 억울한 사건을 단호하게 시정했으며, 당의 간부정책과 지식인 정책을 확고하게 시행해 박해받았던 많은 원로가 복귀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유족들은 “현 지도부가 후야오방의 정신을 계승해 역사적 책임을 용감하게 짊어지고, 입법과 사법 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역사학자인 조셉 토리기안 워싱턴 아메리칸대 교수는 3일 X(옛 트위터)에 “지난해 쉬친셴 장군의 재판 영상이 유출되면서 (천안문) 폭력 진압에 대한 증거 확보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관련 글을 공개했다. 토리기안 교수는 “쉬 장군은 ‘당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간부라도 당 내부에서 직위를 유지하고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는 1980년대 내부 지침으로 자신을 변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엘리트들은 향후 대만 해협에서 위험한 작전 명령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당시 쉬 장군의 용기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긍심애서 군 엘리트들이 어떤 영감을 얻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미래 발생 가능한 위기 상황에서 중국 군부 지휘관들이 쉬 장군의 항명을 용기 있는 선례로 여길지, 따르지 말아야 할 타산지석의 사례로 삼을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