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수입란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산 계란만 취급해 온 이마트가 수입란을 판매하는 건 최근 계란값과 수급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단 의미”라고 말했다.
수입란 판매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계란에 이어 태국산 계란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4월 태국산 신선란(특란 30구)을 국산 계란 가격의 70~80% 수준인 5890원에 판매했다.
유통업계의 수입란 의존도가 높아진 건 국내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4579만개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에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일반란이 조기 품절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뉴스1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국내산 특란 30구의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7412원으로, 3개월 전보다 8.6% 상승했다. 유기농·무항생제 계란은 30구 기준 1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크다.
직장인 박모(45)씨는 “계란은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겨 먹던 식재료였는데, 요즘은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최근 야채 김밥 가격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500원 인상했다. 그는 “평소 사용하던 무항생제 왕란 30구 가격이 식자재 마트에서도 9500원을 넘어서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입란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태국산 계란은 준비 물량 4만6000여 판이 완판됐고, 롯데수퍼가 판매한 미국산 신선란(30구, 5990원)도 9300판 전량이 팔렸다.
다만 업계에선 수입란이 단기적인 수급 안정 효과에 그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하루 계란 소비량이 약 5000만 개인 데 비해 수입 물량은 제한적”이라며 “가격 안정을 위해선 근본적으로 국내 산란계 생산 기반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