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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한 마디에 500억 달러 ‘베팅’…한국선 ‘동선 추적’ 사이트, 삼겹살주까지 들썩

중앙일보

2026.06.0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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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중심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한·미 증시가 동시에 들썩이고 있다. 기업 실적이나 재무제표보다 황 CEO의 발언과 일정이 주가를 움직이는 이른바 ‘젠슨 황 효과’다.
지난 2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ㆍ왼쪽)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 중 맷 머피 마벨 CEO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ㆍ왼쪽)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 중 맷 머피 마벨 CEO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를 두고 “1조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마벨 주가는 33% 폭등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약 500억 달러(약 76조원) 불어났다. 블룸버그는 “젠슨 황이 입을 열자 500억 달러가 쏟아져 나왔다”며 “마벨이 어떤 회사인지도 모르는 투자자들이 젠슨 황이 좋게 말할 것이라는 기대감 하나만으로 주식을 샀을 수 있다”고 짚었다.

국내 증시도 ‘젠슨 황’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는 ‘젠슨 황의 발자취’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오는 4일 방한하는 황 CEO의 예상 방문지와 일정을 지도 형태로 보여주고,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누적 방문자 수는 3일 오후 2시 기준 4만 명을 넘어섰다. 기업 실적 발표나 정책 일정이 아닌 특정 CEO의 동선 자체가 투자 정보로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국내 동선과 관련 기업의 주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민간 제작 인터넷 웹사이트 '젠슨 황의 발자취'. 홈페이지 캡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국내 동선과 관련 기업의 주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민간 제작 인터넷 웹사이트 '젠슨 황의 발자취'. 홈페이지 캡처.

앞서 황 CEO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뒤 LG전자와 네이버, 두산로보틱스 등 이른바 ‘젠슨 황 관련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황 CEO의 로봇 산업 관련 발언과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 계획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LG전자는 황 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회동 기대감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2일에는 장중 15% 넘게 올랐다가 차익 실현 매물에 상승 폭을 3.15%로 줄였다. 급등 종목 상당수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내러티브가 시장을 움직이는 멀티플 장세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과열 양상은 ‘삼겹살 테마주’로까지 번졌다. 황 CEO가 구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서울 성수동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맥)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2일 선진(4.75%)과 우리손에프앤지(6.61%) 등 돼지고기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황 CEO의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치맥 회동’을 계기로 치킨 관련주가 급등했던 데 따른 학습효과다.

시장 일각에서는 AI 랠리가 소수 기업과 특정 인물에 대한 기대감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마벨 주가가 급등한 것을 두고 “시장이 미쳤다” “시장이 우스꽝스러워졌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AI 투자 열풍을 두고 “지금은 두려움보다 탐욕이 훨씬 큰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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