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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투표소 14곳 용지 부족해 투표 중단…밤 10시 돼서야 종료

중앙일보

2026.06.03 03:00 2026.06.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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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국민의힘 관계자(왼쪽)와 투표사무원이 대치하는 모습. 김창용 기자

3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국민의힘 관계자(왼쪽)와 투표사무원이 대치하는 모습. 김창용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3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와 인천 연수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투표가 재개된 강남·광진구와 인천 연수구 투표소는 이날 오후 7시쯤 투표가 마무리됐지만, 추가 투표용지가 뒤늦게 도착한 송파구 일부 투표소는 오후 10시가 돼서야 투표가 끝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송파·강남·광진구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오랜 시간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렸다.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에서 만난 50대 여성 김모씨는 “오후 5시쯤 도착해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도 대기 줄이 줄지 않더라”며 “아무 설명 없이 그냥 기다리라고만 해서 정말 답답했다. 30분 뒤쯤 선관위 직원이 투표용지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여성 유권자는 47이라고 적힌 순번 대기표를 보여주며 “한참 기다리다가 투표 종료시각인 오후 6시가 다가와서야 이걸 받았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를 찾은 김모(61·여) 씨는 “내가 40년 동안 투표를 해왔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5동과 동춘1동 투표소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선관위가 추가 투표용지를 이송했다.

3일 오후 6시3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쌍용아파트에 마련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시민이 대기하고 있다. 김예정 기자

3일 오후 6시3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쌍용아파트에 마련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시민이 대기하고 있다. 김예정 기자



기약 없이 늘어진 투표…“오후 10시까지 연장”

순번 대기표 지급으로 투표 종료가 기약 없이 늦춰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박모(60대·남)씨는 “아파트 안내방송에서 처음엔 오후 6시까지 오라고 하더니, 나중엔 6시 이후에 와도 된다고 했다”며 “투표 종료 시각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표가 떨어져 투표 기회를 놓쳤다는 유권자도 포착됐다. 인근 주민 이모(60대·남)씨는 “오후 4시부터 투표도 못 하고 기다렸는데, 5시 47분쯤 대기표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그것도 못 받았다”며 “2000세대 아파트에 유권자가 5000명은 될 텐데 대기표가 몇 번까지 있는지, 언제까지 대기해야 하는지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고 했다. 해당 투표소에선 오후 8시 16분이 돼서야 서울시선관위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했고,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선관위의 투표 재개 선언 이후에도 투표 중단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합류하면서 오후 9시 30분쯤 투표소 인근엔 1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투표함 막아라” “개표 중지” 등을 외치며 현장 통제에 나선 경찰과 대치를 이어졌다.

3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들어서는 모습. 김창용 기자

3일 오후 8시쯤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들어서는 모습. 김창용 기자

선관위의 오락가락 대응으로 현장에서 혼란이 커졌단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를 찾은 서경희(42)씨는 “4시 30분에 왔는데, 투표용지가 9장 남았다며 9명만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며 “관계자가 6시 이후엔 투표를 못 할 수도 있다고 공지하자 ‘강원도에서 생활하다가 주소가 이곳이라 투표하러 찾아왔는데 이게 말이 되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거 관리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비판도 있었다. 투표소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최모(23·남)씨는 “투표 마무리 딱 10초 전에 들어와서 기다렸다”며 “추가 투표용지가 지급되는 걸 봤는데, 흰색 쇼핑백에 넣어서 가져오더라. 보안이 상당히 취약해 보였다”고 했다



“용지 없어 투표 대기…말이 되는 상황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포착됐다. 한 SNS 이용자는 잠실 4동 제5투표소 사진을 게시하고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하고 대기하는 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라며 “원래 이런 상황이 흔한 거야?”라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5시에 갔더니 줄이 길게 대기하고 있었다”며 “용지 도착해서 5시 20분에 투표하고 나왔다. 유권자 수만큼 용지가 있어야 정상 아닌가”라고 했다.

3일 투표용지 부족에 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이용자의 게시글. SNS 캡처

3일 투표용지 부족에 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이용자의 게시글. SNS 캡처

이에 대해 선관위는 투표용지 수요 예측에 미흡함이 있었단 입장을 내놨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며 “각 구 선관위에서 비축해놓은 여유분을 투표소로 이송했다. 오후 6시 전에 투표소에 들어선 유권자는 모두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61%로 2022년 직전 지방선거 당시 동시간대 투표율(50%)보다 11%포인트 높았다.

한편 이날 보수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 오민석 서울시선관위원장과 김범진 사무처장, 민소영 송파구선관위원장과 조시훈 사무국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오삼권.김예정.한찬우.김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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