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4일 아침 막판 대역전극을 쓰며 극적으로 승리를 했다. 이날 아침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간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입법·행정권에 이어 지방선거 권력까지 민주당이 거머쥐는 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표 초반 정 후보에게 밀렸던 오 후보는 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격차를 좁히기 시작해 4일 오전 7시 16분 득표율 48.66%를 기록, 48.62%인 정 후보를 넘어섰다. 개표율 89.47%였던 이날 오전 6시 10분까지만 해도 오 후보는 48.38%로 정 후보(48.9%)를 바짝 추격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전 5시쯤부터 격차가 빠르게 줄면서 역전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민주당은 상처 입은 승리를, 국민의힘은 깜짝 선전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오전 9시 40분 기준 서울의 개표율은 97.7%로 오 후보 48.94%, 정 후보 48.34%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 중이다. 25개구 대부분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가장 많이 남은 지역은 송파구(개표율 68.97%)다.
정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정 후보는 캠프 사무실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시민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히 받들겠다 .제가 부족했다”며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더 마음을 얻지 못했다. 당선된 오세훈 후보께 축하 말씀 전한다”고 했다.
4일 오전 6시 10분 개표 기준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5곳을 얻는 데 그쳤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차준홍 기자
국민의힘은 이철우 당선인이 득표율 67.24%를 기록한 경북지사 선거와 추경호 당선인이 53.92%를 얻은 대구시장 선거 등 2곳에서 승리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51.52%로 김경수 민주당 후보(48.47%)를 앞서고 있다. 경남에선 오전 9시 기준 96.68% 개표가 완료됐다. 개표가 가장 많이 남은 곳은 김해시(개표율 83.17%)다.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보다 민주당의 ‘정권 안정론’에 대체적으로 유권자가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오전 6시 10분 기준 추미애 당선인이 득표율 55.01%를 기록했고, 제주지사 선거 위성곤 당선인 63.11%, 충북지사 신용한 당선인 54.69%, 인천시장 박찬대 당선인 52.92%, 전남광주시장 민형배 당선인 79.01%, 대전시장 허태정 당선인 53.48%, 울산시장 김상욱 당선인 48.73%, 세종시장 조상호 당선인 61.03%를 기록했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의 돌풍이 예상됐던 전북지사 선거에서도 이원택 민주당 당선인이 51.22% 득표율로 승기를 굳혔다. 개표 초반 접전이었던 부산과 강원에서도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50.55%), 우상호 강원지사 당선인(51.61%)이 승전보를 울렸다. 충남지사 선거에선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52.60%로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47.39%)를 꺾었다.
다만 서울에서는 송파구 등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개표가 크게 지연됐다. 특히 유권자들이 선관위 측과 크게 충돌한 잠실 7동의 경우 아직 개표를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밤새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오가며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했지만, 선관위는 “투표지 부족은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개표를 강행했다.
227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오전 6시 30분 기준 민주당이 120석으로 선두를 지켰고, 국민의힘은 94석 우위였다. 조국혁신당은 2석, 무소속이 11석이었다.
재보궐선거에선 오전 6시 30분 기준 부산북갑의 한동훈 무소속 당선인이 42.96%로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꺾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경기 평택을에서는 유의동 국민의힘 당선인이 34.64%로 김용남 민주당 후보 28.87%,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27.38%를 꺾고 승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선거에서 여당이 앞서며 향후 국회에서 여권 주도 법안 추진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졌지만, 국민의힘도 곳곳에서 선전하며 최소한의 견제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60.9%로 집계됐다. 1995년 첫 지방선거 투표율(68.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