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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3 선거에서 합격점 받은 이재명 정부 1년, 더 큰 책임 따른다

중앙일보

2026.06.03 10:42 2026.06.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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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독선과 입법 폭주 유혹에 빠져선 곤란



야당은 뼈 깎는 자성과 쇄신 노력 절실


더불어민주당이 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대부분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뒀다. 지난해 대선과 같은 날짜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 동시에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의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표심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합격점을 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집권 여당의 압승 배경에는 계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안 세력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실패한 국민의힘에 대한 유권자의 냉철한 심판도 함께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통상 정부 출범 1년 안팎에 치르는 지방선거는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다. 민주당은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대구·경북과 경남을 제외하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4일 오전 1시 기준)돼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지방선거(국민의힘이 12대5로 승리) 때보다 더 크게 이겼다. 이번 대승으로 민주당은 행정부과 입법부에 이어 지방행정까지 장악하는 초거대 여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더 커진 힘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를 여당에 대한 무한 지지로 오독해 독선과 독주로 치달리는 선택을 해선 안 된다. 특히 절대다수 의석에 힘입은 국회의 입법 폭주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향후 검찰 개혁과 부동산 세제 개편, 조작 기소 특검법 등 논쟁적인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겠지만, 선거 전의 반대 여론과 민심의 동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거 한 달 전 조작기소 특검 법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속도 조절을 선언하며 “특검법 처리 시기와 절차, 내용과 관련해서는 지방선거 이후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 절차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당시의 판단은 이번 승리에 중대 전환점이 됐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등 검찰 개혁 후속 법안 등도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선거 전의 약속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요컨대 역대급 압승에 취해 교만과 독선에 빠져선 안 된다.

여당의 압승은 야당의 참패다. 냉정히 따져보면 야당의 패배는 자업자득의 측면이 크다. 민심의 무서운 심판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를 포함,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권을 강타했다. 대구에서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은 한국 정치가 진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민주당에 밀리거나 고전한 상황은 12·3 계엄 상황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상식적인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강성 지지층에만 휘둘려 합리적인 보수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결과일 것이다.

제1 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은 고스란히 민주당에 반사이익으로 돌아갔다. 국민의힘은 내란 세력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당 지도부가 분열하면서 참패를 자초했다. 막판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 격차를 줄인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리더십으로는 보수 재건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해졌다. 지방선거 승리로 더 강한 힘을 갖게 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건전하게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1 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승리는 실용을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이 ‘일하는 정부’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킨 영향이 크다. 민주당이 선거 프레임으로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한 것도 주효했다. 막강한 힘을 갖게 된 정부·여당과 지방정부가 하는 일은 권력자가 아니라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민을 실망시키면 민심은 언제든 고개를 돌린다는 진리를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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