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 교수가 크론병 치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재발이 잦고 완치가 어려워 환자들을 괴롭히던 ‘크론병 치루’를 연어 추출 물질로 쉽고 저렴하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크론병은 장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4일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이종률 교수팀은 크론병 치루 수술을 할 때 연어에서 추출한 세포 재생 물질인 ‘PDRN’(폴리뉴클레오타이드)을 주입한 결과, 완치율이 기존보다 약 1.8배 높아지고 회복 기간도 절반 가까이 단축됐다고 밝혔다. PDRN을 치루 수술에 적용해 효과를 입증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크론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치루는 항문 주변에 고름 터널이 생기는 질환이다. 심한 통증과 분비물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낮게 만들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다. 그동안 완치율이 높은 줄기세포 치료가 주로 쓰였으나, 비용이 비싸고 제조 공정이 복잡해 환자들이 쉽게 치료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체 DNA와 구조가 유사해 부작용이 적고 상처 치유와 염증 억제에 탁월한 연어 정소 추출 물질 PDRN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수술 환자 47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치루가 완전히 닫힌 완치율은 PDRN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83.3%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수술법(46.2%)을 쓴 환자들보다 약 1.8배 높은 수치다. 완치까지 걸린 기간 또한 평균 5.9개월에서 3.3개월로 두 달 넘게 줄어들었다.
PDRN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와 비교하면 비용이 약 100배가량 저렴하다. 또한, 복잡한 세포 배양 과정 없이 기성품을 바로 주사할 수 있어 치료 편의성도 극대화됐다.
윤용식 교수는 “크론병 치루의 난제였던 낮은 완치율과 높은 재발률을 극복할 대안이 나왔다”며 “안전성이 검증된 물질인 데다 수술뿐 아니라 외래에서도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어 향후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크론병 및 대장염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염증성 장질환(IBD)’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