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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여파 31년 보수 텃밭 무너졌다…강릉서 첫 진보시장 당선

중앙일보

2026.06.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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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 강릉시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 당선인이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연합뉴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 강릉시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 당선인이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연합뉴스]



강릉의 변화 바라는 시민의 뜻

보수 텃밭으로 불려온 강원도 강릉에서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결과가 나왔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30년 넘게 보수정당 후보만 당선됐던 강릉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중남(64) 후보가 승리하며 처음으로 진보 성향 시장 시대가 열렸다.

김중남 당선인은 국민의힘 김홍규 후보, 무소속 김동기 후보와의 ‘3김(金) 대결’ 끝에 막판 보수층 결집을 극복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김 당선인은 “위대한 선택을 해주신 강릉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결과는 특정 정당의 승리가 아니라 강릉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뜻이 모인 결과”라고 밝혔다.

강릉은 5선 권성동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대표되는 강한 보수 성향 지역으로 이번 결과는 지역 정치의 흐름에 중대한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강릉시장 선거는 민주자유당을 시작으로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다. 2010년 한나라당 최명희 후보가 79.57%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선 전국적인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자유한국당 김한근 후보가 당선되는 등 이변이 드문 지역이었다.

이 같은 구조가 변화한 배경에는 정치ㆍ지역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강릉지역 정치 구심점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현직 시장의 가뭄 대응 논란과 소통 부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김중남 강릉시장 후보가 지난달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시장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후보, 김중남 강릉시장 후보가 지난달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시장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미래첨단산업도시 만들 것"

김 당선인의 개인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2004년 공무원 총파업 과정에서 해직됐다가 2007년 복직했다. 이후 2012년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제6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10.09% 지지를 받고 낙선한 뒤 민주당에 입당했으나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김우영 후보에게 밀려 출마조차 못 했다. 이어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43.34%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권성동 의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민주당 강릉시지역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강릉 가뭄 사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강릉 방문을 요청했다. 이후 이 대통령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가뭄 예산 확보에 힘을 쏟았다. 김 당선인은 AI데이터센터 및 산학 연구단지, 드론 및 로켓 첨단 방산단지, 자연재해 없는 안전도시 강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당선인은 “낡은 방식, 보여주기식 개발, 시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강릉의 살림과 시민의 삶을 먼저 보는 시정으로 바꾸겠다”며 “강릉을 최고의 문화관광도시,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만들기 위해 일 잘하는 김중남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원주대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 당선인은 강릉시민행동 공동대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정동진독립영화제 후원회장, 더불어민주당 강릉지역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강원 영동지역 가뭄 물 부족 사태 해결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박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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