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위시한 서방 5개국 정보기관 연합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중국 정보요원들의 온라인 정보수집 활동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온라인에서 고액 보수를 내걸고 구직 제안을 해, 이들 국가의 기밀을 빼내려 한다면서다.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파이브 아이즈는 이날 공동 경고문을 내고 “중국 군 정보기관은 링크드인(Linkedin) 등 서방의 온라인 구직 플랫폼들을 이용해 파이브 아이즈 국가 내에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이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총 5개국이 참여하는 서방 국가들의 정보기관 연합으로, 서로의 정보에 대한 특별 접근 권한을 갖고 안보 위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 5개국이 파이브 아이즈 차원에서 중국의 정보활동에 대해 첫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영국 정보기관 'MI5' 본부의 모습. AP=연합뉴스
파이브 아이즈에 따르면 중국 군 정보기관 소속 정보요원 혹은 그 협력자들은 우선 링크드인 등 온라인 구직 플랫폼에 고액 보수를 내건 채용공고를 게시한다. 군인과 공무원, 정보기관 관계자를 비롯해 기자와 외교·안보 전문가 등 기밀에 직·간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력서를 받으면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한 뒤 컨설팅 회사, 싱크탱크 또는 인사관리(HR) 회사의 직원으로 위장해 접촉을 시도한다. 이후 구직 제안에 응하는 이들이 나타나면 ‘중국 정부와 연계됐지만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비공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 다음 “더 특권적이고 민감한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요구하는 정보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구직자들이 보고서를 제출하면 정보의 민감도에 따라 한 건당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지급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대가로 지급하기도 한다.
파이브 아이즈는 “중국 군 정보기관은 궁극적으로 특권적 정보를 획득해 전략적·전술적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재들을 포섭해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 정보요원들의 이런 활동은 몇 년 전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독일 정보기관 Bfv가 처음으로 공개 문제 제기를 했으며 2018년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도 같은 내용을 경고했다. 2020년엔 싱가포르인의 실제 포섭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고, 지난해 11월엔 영국 정보기관 MI5가 자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경고를 했다.
영국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에 걸린 중국 국기의 모습. AFP=연합뉴스
파이브 아이즈의 공동 경고문에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 간첩 위협’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며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오히려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들이 전 세계에서 비양심적인 간첩 행위와 정보 수집 활동에 가담해 왔다”며 “이들의 활동이야말로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에게 진정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