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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은 범죄자다”…부정선거 시위대, 선관위 차량 막아 세우고 자체 검문도

중앙일보

2026.06.03 23:47 2026.06.04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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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성향 유튜버인 전한길 씨가 4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성향 유튜버인 전한길 씨가 4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부정선거론자들을 다시 거리로 불러냈다. 일부 시위는 폭행·욕설이 난무하는 등 격화되는 양상도 보였다.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자세한 해명 없이 “유권자의 50%를 기준으로 용지를 준비했다” “향후 소송 절차 등을 통해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위와 음모론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4일 경기 과천시 중앙동 선관위 청사 앞에선 한국사 강사 출신의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를 필두로 한 시위대가 확성기를 들고 “재투표”를 외쳤다. 투표 당일(3일) 밤부터 진행된 시위는 약 17시간째 이어졌다. 오후 3시 기준으로 약 8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새벽 한때엔 평소 부정선거를 주장하던 이영돈 PD와 모스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참가자가 1200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1개 차로를 점령한 이들은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노태악(선거관리위원장)은 물러나라”거나 “선관위 직원들은 모두 범죄자”라고 외치고 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긴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은 노태악 선관위원장 차량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입구를 막았다. 오전 10시8분쯤에는 선관위에서 자동차 1대가 빠져나오자, 시위대가 달리는 차량 앞으로 몸을 던지거나 도로 위에 드러누우며 이동을 막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부 시민은 차에 타 있는 경찰을 향해 “누구냐. 신분을 밝혀라”라고 외치며 검문·검색도 시도했다. 경찰은 기동대 200명을 현장에 배치해 물리적 충돌을 대비했다.


시위대가 준비해 온 트럭 위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은 전한길씨와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특수임무단장은 “1개 반에 100명이 있는데 시험지가 어떻게 50장만 있을 수가 있느냐. 이번 지방선거는 전부 무효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이곳에서 싸우자”며 지지자들의 추가 참여를 독려했다. 시위대는 이에 호응하며 “선관위에 ‘전쟁’을 선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호는 “이재명 탄핵” “이재명 구속” 등 대통령을 겨냥하는 외침으로 바뀌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4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4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서울역 인근에서는 전날 밤샘 시위를 진행했던 ‘선관위 서버까 운동본부’ 회원들과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낙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자유와 혁신’ 회원들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소 500명 이상이 모일 전망이다.

시민단체들도 선관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선관위의 안이한 관리로 참정권이 근본부터 침해받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로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도 같은 날 종로구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를 열고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치외법권적 위치에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로 들어가려다 시민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김종호 기자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4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로 들어가려다 시민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김종호 기자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약 2000명분 표 추정) 반출이 아직도 이뤄지지 못한 만큼 관련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시위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겼다고 끝난 게 아니다”며 투표소 앞에 의자를 설치한 다음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김범진 서울 선관위 사무처장과 선관위 직원들은 4일 오전 10시 40분쯤 이곳을 찾았다가 “국민을 개·돼지로 보느냐”는 항의를 들으며 폭행도 당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해당 투표소 관련 112 신고는 135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체로 넓히면 신고는 총 164건이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곳은 잠실7동 제2투표소 외에도 송파구 11개 투표소와 강남구(1개), 광진구(1개) 등 총 14곳이다.


4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부정선거를 외치며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4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부정선거를 외치며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투표용지 부족 논란은 형사 고발로도 이어졌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간부들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사건을 4일 서울청 광역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며 “고발인 조사 등 필요한 조사를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형사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의도적 방해’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재.오삼권.곽주영.이규림.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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