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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 칼로리 계산해줘”“총 510입니다”…일상으로 들어온 메타 스마트 글래스

중앙일보

2026.06.04 01:11 2026.06.04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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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와 오클리가 협업한 스마트 안경. 사진 메타

메타와 오클리가 협업한 스마트 안경. 사진 메타


구글 글래스의 실패 이후 너무 이른 기술로 여겨졌던 안경형 컴퓨팅 기기(스마트 글래스)가 생성 AI와 만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보고, 듣고, 묻고, 기록하는 ‘눈앞의 AI’ 경쟁이 본격화했다.

메타는 4일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무실에서 미디어 대상 스마트 글래스 시연회를 열고, 지난달 25일 국내에 공식 출시한 ‘레이밴 메타 2세대’와 ‘오클리 메타’를 선보였다. 레이밴 메타는 일상과 패션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AI 글래스, 오클리 메타는 스포츠와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퍼포먼스 AI 글래스로다. 메타가 스마트 글래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AI를 스마트폰 화면 밖으로 꺼내 이용자의 실제 시야와 연결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기반 AI는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열고 질문을 입력해야 하지만, 안경형 AI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과 상황을 바탕으로 바로 답할 수 있다.

“헤이 메타”부르니 레시피·옷추천 뚝딱
이번에 국내 출시된 메타 스마트 글래스는 렌즈 위에 정보가 표시되는 증강현실(AR) 안경은 아니다. 안경테(프레임)에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넣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을 AI가 인식하고 음성으로 답하는 구조다. “헤이 메타”라고 부른 뒤 눈앞의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질문하면, 스마트 글래스가 카메라로 장면을 보고 스피커로 답을 들려주는 식이다.

가장 눈에 띈 기능은 사용자의 시야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질의응답이었다. 예컨대 앞에 놓인 참외를 바라보며 “이 참외의 혈당지수(GI)는 얼마야”라고 묻자 AI가 참외를 인식한 뒤 혈당지수 구간과 섭취 시 유의할 점을 음성으로 설명했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며 “이 음식들을 다 먹으면 몇 칼로리를 섭취하는거야”라고 묻자 크루아상, 계란, 우유 등 눈앞의 음식을 나눠 인식하고 전체 열량을 추정해 답했다. 또 파스타 소스를 쳐다보며 “이 소스를 이용한 파스타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줘”라고 하자 “카시오 에페페 소스네요, 스파게티나 링귀니 면이 잘 어울린다”며 요리 레시피도 알려줬다.

패션이나 여행 등 일상 생활에서도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어로 된 간판을 보며 “뭐라고 써있는거야”라고 물으니 한국으로 어떤 의미인지 알려줬다. 또 신발을 쳐다보며 “이 신발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줘”라고 말하자 “린넨 팬츠나 밝은 색의 반바지가 잘 어울린다”고 추천해줬다.

메타 AI 안경을 여행 가이드처럼 사용하는 모습. 사진 메타

메타 AI 안경을 여행 가이드처럼 사용하는 모습. 사진 메타

가벼움 택한 대신 화면은 NO
다만 이번에 출시 제품은 렌즈에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형 AR 글래스는 아니다. 길 안내 화살표나 실시간 자막처럼 눈앞에 시각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실시간 통·번역 기능도 국내에서는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다. 행사 시연에선 외국어 대화를 인식해 번역하는 기능이 일부 나왔지만, 국내 정식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메타는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등 주요 언어 간 양방향 대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메타 안경에서 통역되는 내용을 스마트폰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모습. 권유진 기자

메타 안경에서 통역되는 내용을 스마트폰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모습. 권유진 기자


먼저 시장 연 메타, 플랫폼으로 쫓는 구글
메타는 글로벌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레이밴-메타가 판매량으로 시장을 먼저 열었다면, 구글은 생성 AI와 안드로이드 XR을 앞세워 다시 추격에 나서는 구도다. 사용자 경험도 차이가 뚜렷했다. 메타 제품은 구글이 지난달 연례 개발자행사 I/O에서 공개한 젠틀몬스터 협업 안경보다 가볍고, 일반 안경에 가까운 착용감이 강점이었다. 다만 AI 응답에는 지연 시간이 있었다. 영어 명령에서는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한국어 질문에서는 답변이 나오기까지 지연시간이 있었다.

메타와 오클리가 협업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책을 요약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권유진 기자

메타와 오클리가 협업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책을 요약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권유진 기자


반대로 I/O에서 착용해봤던 구글 스마트 글래스 디스플레이와 플랫폼 확장성에 강점이 있었다. 렌즈에 정보를 띄울 수 있어 외국어를 통역한 결과를 실시간 자막처럼 볼 수 있었고, 제미나이를 통해 검색·번역·지도·일정 같은 구글 서비스와도 연결됐다. 대화도 좀 더 원활했다.

메타도 현재 제품을 완성형 스마트 글래스라기보다는 AI 글래스로 가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지금은 카메라와 오디오를 중심으로 눈앞의 장면을 이해하고 답하는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용자의 맥락을 더 정교하게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기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는 “세상과 연결된 상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안경이 최적화된 폼팩터라고 생각한다”며 “메타는 모두를 위한 개인화된 슈퍼인텔리전스 AI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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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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