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젠슨 황 CEO가 시구를, 두산 구단주인 박정원(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를 각각 맡는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의 창립연도(1993년)를 상징하는 등번호 ‘93’번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다. 박정원 회장 역시 두산의 모태가 된 박승직상점의 창립연도(1896년)를 뜻하는 ‘96’번 유니폼을 착용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이번 시구는 엔비디아 측에서 먼저 KBO리그 경기 관람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일정을 조율했고, 마침 두산의 홈 경기 일정을 확인한 뒤 시구 가능 여부를 타진하면서 전격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 최고 경영자’인 황 CEO는 이미 메이저리그(MLB)에서 두 차례 시구하며 야구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2024년 5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타이완 데이’ 행사와 같은 해 9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이완 헤리티지 나이트’ 행사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당시에도 93번 유니폼을 입고 수준급 시구를 선보였다.
박정원 회장은 KBO리그 구단주 중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야구단 사랑’이 크기로 유명하지만,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공식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자나 시타자로 전면에 나선 적이 한 번도 없다. 박 회장이 공이나 배트를 잡은 것은 지난 2014년 그룹 행사인 ‘베어스 구단주배 직장인 야구대회’ 개막식 시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황 CEO가 두산의 승리를 기원하는 시구 제안을 건네자, 박 회장 역시 최초로 ‘공식 시타’라는 파격적인 화답으로 특급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황 CEO의 이번 잠실구장 방문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KBO리그만의 독창적인 관중 응원 문화와 ‘K-치맥(치킨과 맥주)’을 한 번 더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깐부치킨 회동’으로 소탈한 매력을 뽐낸 만큼,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과 함께 잠실구장의 명물 먹거리를 즐기는 모습 자체가 글로벌 화제를 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