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 와인을 고를 때는 하얀 기름에 집중해야 한다. 느끼한 기름기를 잡아주고 기름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을 올려주는 스파클링 와인이 좋다. [사진 이영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안주에서 곱창이 빠지는 일은 드물다. 특히 흰 기름이 툭툭 터지는 소곱창 구이는 곱창 한 점마다 술 한 잔이 절로 따라온다. 곱창 옆자리에 와인이 들어간다면 어떨까. 이번 달 일상와인은 소곱창 구이에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한다.
곱창에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위키드 와이프가 추천하는 곱창 와인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크레망 달자스’다. 상큼한 산도가 곱창의 기름기를 씻어주고 고소한 맛을 끌어올린다. 샴페인과 비교하면 가성비도 나쁘지 않다.
소곱창 구이의 핵심은 기름이다. 곱창 속 기름이 툭툭 터질 때 감칠맛이 폭발한다. 이어 고소한 맛이 뒤따르고, 입안에서 훈연향도 퍼진다. 소곱창 구이에 열광하는 미식가가 많은 건, 맛의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일 테다.
그래서 페어링 포인트를 하나만 골라내는 건 쉽지 않다. 기름방울을 씻어주고, 고소한 맛을 감싸 안고, 훈연향도 멋스럽게 바꿔줄 와인이 필요해서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스파클링 와인이다. 톡톡 터지는 기포가 기름을 말끔히 씻어주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스파클링 와인이 좋을까.
우선 샴페인. 샴페인은 의외로 곱창과 안 맞는다. 샴페인 특유의 버터 향과 세련된 산미가 기름기에 묻혀서다. 샴페인은 섬세한 와인이어서 곱창처럼 묵직하고 웅장한 음식에 쉽게 밀린다.
여기서 와인 상식 하나. 샴페인(champagne)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을 말한다. 워낙 유명해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처럼 쓰이지만, 실은 스파클링 와인의 한 종류다.
스페인에도 유명한 스파클링 와인이 있다. 기포를 폭탄처럼 쏟아내는 카바(Cava)다. 카바가 자체로는 시원시원하지만, 곱창의 여러 요소를 감싸안기엔 단순해 보인다.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프로세코(Prosecco)은 간지러울 정도로 기포가 조밀해 곱창과 먹으면 존재감이 사라진다.
내가 찾아낸 정답은 크레망(Cremant)이다. 프랑스에서 샹파뉴를 제외한 지역에서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스파클링 와인을 크레망이라 한다. 샴페인보다 기압이 낮고 덜 날카로워 ‘부드러운 샴페인’으로도 불린다.
‘샴페인 사촌’ 크레망 달자스 딱 맞아
위키드 와이프가 추천하는 곱창 와인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 ‘크레망 달자스’다. 상큼한 산도가 곱창의 기름기를 씻어주고 고소한 맛을 끌어올린다. 샴페인과 비교하면 가성비도 나쁘지 않다.
크레망은 생산지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루아르(Loire)에서 빚으면 ‘크레망 드 루아르’, 알자스(Alsace)는 ‘크레망 달자스’, 부르고뉴(Bourgogne)는 ‘크레망 드 부르고뉴’, 리무(Limoux)는 ‘크레망 드 리무’라고 부른다.
신재민 기자
이 중에서 곱창스파클링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크레망 달자스’다. 크레망 달자스는 샹파뉴에서만 만들어야 하는 샴페인의 사촌쯤 된다. 지역도 멀지 않고, 만드는 방식도 비슷하다.
크레망 달자스는 다른 크레망보다 산도가 또렷해 ‘세련된 스파클링 와인’으로 불린다. 첫 모금에 레몬과 청사과의 산미가 입안을 깨운다. 이 또렷한 산도가 곱창 기름을 분해하고 껍질을 고소하게 끌어올린다. 두 번째 모금에서는 은은한 버터와 견과류 향이 훈연향을 코팅하고, 마지막 모금에선 기포가 팡팡 터진다.
스파클링 와인 얘기가 나온 김에 레스토랑에서 스파클링 와인 주문법을 소개한다. 샴페인이 유명하지만, 너무 비싸다. 보통 15만원이 넘는다. 너무 싼 와인을 주문하면 없어 보일 것 같다. 이때 정답이 크레망이다. 7만∼12만원 정도여서 가성비도 나쁘지 않고 모양새도 빠지지 않는다.
주문할 때는 다음 한마디면 충분하다. “오늘은 그냥 크레망이면 좋을 것 같아요.” 소믈리에가 “어떤 크레망으로 드릴까요?”라고 되물으면 “루아르나 알자스 있어요?”라고 답하거나 “지역은 상관없어요”라고 답하면 된다. 크레망 중에서는 드 리무가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이영지 와인 페어링 전문가
※‘위키드 와이프(Wicked Wife)’로 활동 중인 와인 페어링 전문가 이영지씨가 떡볶이·순대·치킨처럼 우리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쉽고 발랄한 문장으로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