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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만에 우승 노리는 뉴욕, 결승전 기선제압

중앙일보

2026.06.04 08:01 2026.06.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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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오른쪽). [EPA=연합뉴스]

브런슨(오른쪽). [EPA=연합뉴스]

미국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찬란한 부활이 ‘콧대 높은’ 뉴욕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뉴욕 퀸즈 태생의 골수 뉴요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닉스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언급하며 “오랫동안 고전한 닉스가 지금은 정말 잘하고 있다. 나도 경기를 보러 갈 생각”이라고 기뻐했다. 그의 정치적 숙적인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챔프전 기간 ‘어린이 취침 시간 폐지’라는 파격적인 행정 명령을 내리며 도시 전체의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평소 사사건건 맞서던 두 사람마저 정파를 초월해 한마음이 되게 만든 것이 닉스다.

닉스가 마지막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53년 전인 1973년, 트럼프가 27세 부동산 업자였던 시절이다.

이후 닉스의 역사는 잔혹사였다. 1990년대 패트릭 유잉을 앞세워 패권에 도전했지만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 왕조에 번번이 막혔다. 세계 최고의 도시를 자부하는 뉴욕 팬들에겐 오랜 트라우마로 남은 시절이다.

마지막 챔프전이었던 1999년의 기억도 상처다. 주축 유잉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팀 던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그 뒤 27년 동안 챔프전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그 사이 샌안토니오는 우승 반지를 다섯 차례나 더 끼웠다.

올해는 그 잔혹사를 청산할 기회를 잡았다. 닉스는 4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프로스트뱅크센터에서 열린 챔프전 1차전에서 샌안토니오를 105-95로 완파했다. 이번 플레이오프(PO) 12연승이다. 동부 3위로 PO에 오른 닉스는 애틀랜타(4승 2패), 필라델피아(4승), 클리블랜드(4승)를 차례로 꺾은 데 이어 27년 전 악연의 샌안토니오마저 1차전부터 제압했다. 뉴욕은 지난해 12월 NBA컵 결승에서도 샌안토니오를 124-113으로 꺾고 우승한 바 있다. 당시 뉴욕은 그 우승 배너를 경기장에 걸지 않았다. 더 큰 목표인 파이널 우승을 위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그 결기가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

뉴욕 팬들은 ‘브런슨 부자(父子)’에 열광한다. 코치 릭 브런슨은 1999년 챔프전 당시 5경기에서 고작 9.8초를 뛴 후보 선수였다. 27년이 지난 지금, 그의 아들 제일런 브런슨은 아버지가 겪은 벤치의 설움을 딛고 ‘뉴욕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신장 1m88㎝의 단신 포인트가드 브런슨은 이날 37분간 30득점을 올렸다. 한 점 뒤지던 종료 1분50초 전 3점슛으로 역전한 데 이어 37초 전엔 쐐기 슛까지 꽂았다. 경기 후 아버지가 아들을 뜨겁게 끌어안는 장면에 뉴욕 팬들은 환호했다.

샌안토니오의 2m24㎝ 센터 빅터 웸반야마는 26득점 12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했지만, 야투율이 나빴고 실책을 6개나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웸반야마는 이번 PO에서 평균 23.2점 10.8리바운드 3.5블록을 기록하며 팀을 파이널까지 이끈 주역이지만, 결승 1차전에서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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