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원로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왼쪽 사진)과 정치분석가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4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평가했다. [사진 ‘불편한 여의도’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로 이긴 이번 6·3 선거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정치 원로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과 정치분석가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4일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민주당의 상처뿐인 승리”라고 평가했다. 오세훈·한동훈 등 보수 진영 잠룡이 생환했으며,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이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는 것이다.
Q : 6·3 지방선거 총평은.
A : 유=“국민의힘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제명하는 등 분열했다. 하지만 여권에서 공소취소 특검 등 과유불급의 사건이 터지면서 여당 견제 심리가 발동했다. 국민이 야당 심판 속에서 여당을 견제한 절묘한 선거였다.”
A : 박=“야구 해설가 하일성씨가 ‘야구 몰라요’라고 했듯 ‘선거 몰라요’였다. 민심이 균형을 잡아주는 게 정말 무섭다.”
Q : 승패를 평가한다면.
A : 유=“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최대 15대 1까지 앞선다는 예상이 뒤집어졌으니 많이 허전한 결과다. 지난달 초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를 취소하는 특검을 여당이 추진하려 했던 게 결정타였다.”
A : 박=“보수 진영의 대선주자 2명(오세훈·한동훈)이 선거를 통해 살아난 게 민주당에는 굉장히 뼈아프다. 경기 평택을 선거에선 범여권이 분열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민주당은 이겼는데 진 것 같고, 국민의힘은 졌는데 이긴 것 같은 선거다.”
Q : 출구조사가 또 예측에 실패했다.
A : 박=“출구조사하지 못하는 사전투표를 전화로 보정하는 작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데이터를 보니 20·30대와 60대 이상에서 오 후보가 이기는데, 40·50대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이겼다. 40·50대의 유권자 비율이 높다고 해도 오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출구조사 결과 정 후보가 5.4%P 차로 앞서길래 이상하다 싶었다. 실제 최종 개표 결과는 오 후보의 승리였다. 이제 출구조사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맞다.”
Q : 서울시장 선거는 무엇이 갈랐나.
A : 유=“정 후보가 워낙 초반에 앞서다 보니 오 후보에게 빌미를 줄까 봐 과도하게 몸조심을 했다.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
A : 박=“정 후보가 ‘10번이고 20번이고 토론해 보자’는 식으로 인파이터처럼 맞붙어서 ‘이재명 대 오세훈’ 구도를 연출해야 했다. 하지만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다 보니 ‘박원순 대 오세훈’ 구도가 됐다. 이에 오 후보는 ‘정 후보가 되면 박원순 시즌2’라는 캠페인을 펼쳤고, 먹혀들었다. 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정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Q :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어떻게 보나.
A : 유=“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긍정적인 영향이 없었다.”
A : 박=“전재수 민주당 당선인이 굉장히 친화력 있고 ‘부산의 아들’ 같은 느낌이 있다. 그를 뽑아서 부산의 현안을 풀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 같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한동훈 의원과의 연대가 더 필요했던 것 같다.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산에 지원 방문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부산의 김무성 전 의원 등을 홀대한 과거가 있기에 역효과를 냈을 수 있다.”
Q : 대구시장 선거는 어떻게 봤나.
A : 박=“대구 시민들이 김부겸 후보가 싫어서 안 찍은 건 아니다. 김 후보를 너무 좋아하지만, 보수의 아성을 지키기 위해서 찍을 수 없다는 견제 심리가 작동됐던 것 같다.”
Q : 부산 북갑 선거도 화제였다.
A : 박=“한 의원은 하정우 민주당 후보 뒤에 있는 이 대통령,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뒤에 있는 장동혁 대표를 놓고 이중 전선을 쳤다. ‘내가 당선되는 걸 가장 아파할 사람이 이 대통령이고, 박민식을 찍으면 윤석열을 찍는 것’이라는 식으로 캠페인을 했다. 결과적으로 두 개의 전선에서 모두 이겼기 때문에 한 의원은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보수 진영의 차기 리더십은 한동안 오세훈과 한동훈의 경쟁 구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Q : 3파전이었던 경기 평택을 선거를 총평하자면.
A : 유=“유의동 후보가 평택에서 3선을 지냈기 때문에 유리한 선거였다. 진보 진영이 끝내 단일화를 안 했으니 유 후보가 약진할 거라고 예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불리한 건 피하는 등 선거 캠페인을 너무 못하더라. 정치하지 말고 진보 학자를 하는 게 자기 길인 것 같다.”
A : 박=“조 후보는 명분이 없는 지역구에 출마했고, 그마저도 3등을 한 탓에 데미지를 크게 입었다. 당초 부산 북갑 후보로 거론됐던 조 후보가 평택을로 가니 민주당에선 비어 버린 부산 북갑에 하정우 후보를 안 내보낼 도리가 없었다. 그마저도 하 후보가 낙선해 다 죽은 꼴이 됐다.”
Q : 민주당의 미래는.
A : 박=“겉보기엔 많이 이긴 것 같지만 강원·충남은 놀랄 정도로 표가 박빙이었고, 울산도 박맹우 무소속 후보가 없었다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을 것이다. ‘이대로는 총선에서 모조리 떨어진다’는 위기감이 퍼지면 정청래 대표가 향후 전당대회에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당원들이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뿐 아니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같은 이들까지 후보군에 넣고 따져볼 수 있다.”
Q : 국민의힘의 앞날은.
A : 박=“장동혁 대표가 서울시장 승리 등을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버티려고 할 거다. 하지만 당심과 민심이 벌어졌다는 게 이번 선거의 의미다. 이제는 의원들이 자기 살길을 찾을 것이다. 당장 신동욱 최고위원 같은 지도부 인사가 직을 던질 수도 있다. 다음 원내대표 선거부터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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