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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에 내려진 민심의 명령, 보수 쇄신과 재건

중앙일보

2026.06.04 08:20 2026.06.0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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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몇 개의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의석을 얻었느냐보다 더 중대한 민심의 명령을 받았다. 보수의 가치를 대표하는 제1 야당으로의 쇄신, 보수 진영의 재건이 그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제 자신의 승리에 대해 “보수 회생의 플랫폼”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선거운동 때 호소한 “엄동설한의 까치밥”처럼 유권자들이 마지막 기회를 줬다고 보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가지려면 보수의 재건이 시급하다는 지지자들의 표심을 온몸으로 느낀 데 따른 답변일 것이다. 계엄과 윤어게인을 확실히 끊어내지 못한 채 이번 선거에 임했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과연 그런 절절함을 체감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두 달 전 오 시장이 공천 신청을 거부할 정도로 강성 지지층의 눈치만 살폈다. 그랬던 지도부가 극적인 역전승에 고무돼 마치 국민의 신임을 되찾은 것처럼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과 대구시장·경북지사·경남지사 등 4개의 광역단체장을 가까스로 지켰지만, 민주당에 12개 지역을 내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조차 8.87%포인트 차로 힘들게 이겼다. 지난해 대선 때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44%포인트 넘게 앞섰던 격차가 확 줄었다. 국민의힘 텃밭인 부산과 울산을 박빙의 승부 끝에 민주당에 내준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이처럼 격전지 곳곳에서 국민의힘 리더십의 한계를 절감하는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명 카드까지 꺼내 내쫓은 한동훈 전 대표가 당선된 것도 새로운 보수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향후 국민의힘 안팎에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분출할 것이다.

선거 이후의 백가쟁명은 지리멸렬했던 제1 야당이 환골탈태할지, 자멸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장 대표는 어제 SNS에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새 길을 찾겠다”며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암시했다. 지방선거 표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기 정치에 연연했다가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보수 재건을 바라는 민심 앞에 보다 겸허하고 결연한 자세로 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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