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지방선거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를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와 호남 등 5곳 승리에 그쳤던 데 비해 부산·울산 등 영남으로까지 세를 확장했다. 표면적으로는 여당의 성공으로 보이지만, ‘이겨도 못 이긴 선거’라는 탄식이 여당 내부에서까지 나온다. 어렵지 않게 이길 것이라 예상되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이 점찍은 ‘명픽’ 후보여서 여권을 강타한 충격파가 간단치 않다.
지상파 출구조사의 예측마저 무색하게 만든 서울시민의 표심은 집권 세력을 향한 경고장이나 마찬가지다. 서울은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데, 민생 경제나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패배에는 이 대통령과 여당이 보여온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민심의 경고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서울 민심의 이탈 원인으로는 우선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밀어붙이기식 행태가 꼽힌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 의원 100여 명이 이 대통령을 위한 ‘공소취소 모임’을 만들더니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법”이라는 지적에도 여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기야 선거일 전날 이 대통령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해 공소취소를 시사하며 압박한 것이란 논란이 일었다. 중도층의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이 띄운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시사’는 집 한 채 가진 유권자에게도 불안감을 안겼다. 집값 안정에 반대하지 않지만, 집 한 채 마련하려고 평생을 살아 온 은퇴자나 중산층마저 잠재적 규제 대상으로 모는 듯한 태도는 과거 진보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떠올리게 했다. 실제 개표에서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강남 3구와 한강벨트에서 여당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여당은 최대의 승부처라던 서울에서의 패배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당장 후반기 국회 원 구성부터 야당과의 협치를 지향하고,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는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