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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벨트의 변심…오세훈 살린 건 부동산이었다

중앙일보

2026.06.04 08:27 2026.06.0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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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간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개표 끝에 4일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 막판에도 두 자릿수 차이가 나는 여론조사가 쏟아질 정도로 불리한 여건에서 선거를 치렀다. 더욱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철근 누락,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등 안전 논란이 커진 데 이어 전날 본투표 당일엔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까지 겹쳤다.

이처럼 암울한 여건에서 치른 선거를 오 시장이 뒤집은 결정적 원동력은 ‘부동산 민심’이란 게 중론이다. 오 시장은 아파트값과 공시가격 상승이 맞물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오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 8곳(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영등포·용산·중구) 대부분에서 앞서며 역전극을 일궜다. 서울 전체 25개 구 중 오 시장이 앞선 곳은 한강벨트 6곳을 포함해 10곳(강남·강동·광진·동작·서초·송파·양천·영등포·용산·중구)으로 절반에 못 미쳤지만, 이긴 지역에서 몰표가 많이 나온 것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지난해 6·3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을 제외한 한강벨트를 석권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서울 표심이 크게 뒤바뀐 것이다. 오 시장이 당협위원장을 지내고 이번에 84표 차로 앞선 광진구는 이 대통령이 김문수 전 국민의힘 후보를 8.2%포인트 차로 이겼던 곳이다.

부동산 통계를 보면 오 시장의 승인은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 시계열표를 통해 이재명 정부 기간(지난해 6월 첫째 주~올해 6월 첫째 주) 누적 상승률을 조사했더니 성동(20.49%), 송파(16.98%), 마포(15.81%), 광진(15.61%), 영등포(14.62%), 양천(14.44%), 강동(13.07%), 동작(13.06%), 중(12.13%), 용산(12.11%)구 순이었다. 집값 상승률 ‘톱10’ 자치구 중 정 후보가 12년간 구청장을 지낸 성동과 마포구만 빼고 오 시장 승리 지역과 일치했다.

오 시장은 투표함 이송 문제로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송파를 제외하고, 강남과 서초에서 정 후보를 각각 34.1%포인트, 31.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오 시장이 용산에서 격차를 16.9%포인트까지 벌린 반면, 정 후보는 본진인 성동에서도 4%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몰표를 기반으로 결국 오 시장은 2010년 재선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했던 2만6412표(0.6%포인트) 차이의 새벽 역전극을 16년 만에 재연했다. 오 시장과 정 후보의 표차는 이날 오후 10시 잠정 집계 기준 5만3460표(1%포인트 차이)였다.

‘한강벨트 구청장’ 출신인 정 후보 역시 한강벨트와 강남 3구의 표심을 노려 재산세 감면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공약했지만 표심을 모으는 데엔 실패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투표 당일까지도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면서 명픽인 정 후보가 이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긴 어려웠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 정부 출범 후 집값이 크게 뛰어오르고 최근엔 전월세도 강세를 보이며 주거 불안정성과 규제 피로감이 겹쳤다”며 “결국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정 후보가 여론조사만 믿고 이미 이긴 사람처럼 부자 몸조심을 한 게 패착”이라며 “철근 누락과 서소문 사고 등 안전 이슈가 먹히지 않은 대신 보수 진영은 부동산으로 더 똘똘 뭉쳤다”고 했다.





박태인.김준영.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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