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잠실역 앞. 크고 검은 세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멈춰 섰다. 말끔하게 정장을 빼 입은 남성이 운전석에서 서둘러 내려 뒷문을 열었다.
" 타시죠. 회장님께서 기다리십니다. "
청바지와 검은 점퍼 차림, 그리고 배낭을 등에 툭 짊어진 한 남자가 말없이 차 안에 몸을 실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배낭을 열어 챙겨온 물건들을 마지막으로 꼼꼼히 확인했다.
가위 4개, 빗 6개, 면도칼 1개, 보자기….
날렵하고 반듯한 몸매, 가벼운 몸놀림이 인상적인
이 남자의 이름은 김황현(82), 직업은 출장 이발사다. 자신을 찾는 손님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간다는 그는, 이날 자신의 수십년 단골인 한 기업 회장이 보낸 차에 몸을 실었다.
이발사 김황현은 손님이 부르면 언제든 짐을 챙겨 달려간다. 쉬는 날은 없다. 청바지에 배낭 메고 가는 모습이 '청년'같다. 김성룡 기자
일주일에 7일, 많으면 하루에도 두 세건. 80대인 그가 이발 가방을 챙겨 매고 집을 나서는 횟수다. 서울, 경기 지역은 물론이고 충남 공주 등 지역으로 출장 가는 일도 잦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단골 손님이 보내준 차를 타고 이동하기도 한다.
" 전화 한 통이면 나는 뭐 무조건이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워. "
배우 신성일. 한창 충무로에서 영화를 찍던 시절, 그도 김황현의 손님이었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열 아홉 어린 나이에 이발 기술을 익힌 김황현. 그의 가위는 6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여전히 경쾌하다. 한번 그 가위 맛을 본 이들은 최고급 바버샵도 마다하고 또다시 그를 찾게 된다.
1970년대 최고의 미남 배우 고(故) 신성일은 한창 충무로에서 영화를 찍던 시절, 그에게 머리를 맡겼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 이용섭 부영그룹 회장, 김태정 전 검찰총장 등도 김황현의 오랜 단골이다.
" 내가 눈썰미가 좀 있는 편이야. 모질, 두상, 옷차림, 분위기를 보고 그 사람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찾아주거든. 가끔 ‘나이 먹어서 머리 빠졌다’고 그러는 고객들이 계시는데, 사실 머리숱이 문제가 아니라 커트를 잘못해서 그래 보이는 거야. "
이발이 천직이라는 그의 가위 소리가 딱 한번 멈춘 적이 있다.
10여 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자마자 수술대에 올랐고 팔뚝만한 길이의 장을 잘라내야 했다.
김황현은 입원과 수술, 그리고 재활까지 딱 한달 쉬고 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며 다시 배낭을 꾸리고 이발을 나섰다. 그는 취재진을 보고 “60대 때보다 지금이 더 힘이 난다니까. 더 젊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100세의 행복3〉 4화에서는 80대 현역 가위손 김황현이 대장암을 이겨낸 비법을 파헤쳤다. 암도 뚝 떨쳐낸 그가 반드시 챙겨 먹는다는 이것, 암 극복 이후엔 그 옆에도 가지 않는다는 음식들에 대해 샅샅이 캐물었다. 자신이 개발한 맨몸 운동법으로 단련했다는 탄탄한 복근과 꼿꼿한 허리, 전국을 누비는 짱짱한 다리의 비밀도 알아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 김황현이 눈을 반짝이며 ‘살짝’ 일러준 특급 건강 비결도 공개한다.
김황현이 출장 이발 때 가지고 다니는 도구들. 가위는 날이 잘 서있고, 빗과 염색통도 잘 다듬어져 있었다. 그는 이것들을 "보물"이라고 했다. 김성룡 기자
대장암 이후 ‘꼭’ 챙긴 음식, ‘딱’ 잘라낸 음식
2017년, 김황현은 당시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대장암이라는 거야. 초기도 아니었어. 암세포가 이미 혈관과 장벽을 뚫기 직전까지 깊어졌더라고. 조금만 늦었어도 시한부 선고가 나왔을 판이었어.
망설일 틈도 없었다. 큰 병원으로 옮겨져 일주일 만에 수술대에 올랐고, 대장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장을 잘라낸다는 건 병변 하나를 떼어내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먹고 소화하고 다시 움직이는 일상을 통째로 회복해야 하는 싸움이었다.
" 한창 놀기 좋아하고 술 좋아하던 때였지. 연어회에 소맥을 열 잔 넘게 마셔도 끄떡없었으니까.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만만했어. "
수술 후, 그는 더 이상 몸을 믿고 내키는 대로 살 수는 없었다.
김황현은 몸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들을 가려냈다. 좋은 건 더하고, 나쁜 건 죄다 끊어냈다. 이렇게 만든 원칙을 지금까지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
" 좋은 거 하나 가르쳐줄까? 내가 꼭 챙겨먹는 게 있어. 난 암도 이걸로 이겼다니까. "
(계속) 김황현이
방 한구석에서 소중하게 꺼내놓은 건 항아리였다.
대장 일부를 잘라낸 뒤에도 소화와 배변에 큰 문제 없이 버텨냈다는 그는 “암도 이걸로 이겼다”고 했다. 항아리 속에 담긴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놀라운 건 이뿐만이 아니다. 김황현은 60대에
척추관협착증으로 크게 고생했다.
한때 허리를 펴기도 힘들었던 그는 지금 82세의 나이에도 짱짱한 다리와 꼿꼿한 허리로 산을 뛰어다닌다. 그의 식습관부터 운동 방법까지….
진짜 비결은 아래 링크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