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사거리에 선거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사진 연합뉴스
6ㆍ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10만장 넘는 선거 폐현수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지자체가 이런 폐현수막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몰리는 데다, 선거 현수막의 경우 일반 현수막보다 재활용 전처리에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해서다. 이에 선거가 치러진 기간엔 현수막 재활용률이 꺾이는 경향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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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현수막 재활용률 올랐지만, 선거 기간엔 뚝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년 전 지방선거 때 사용된 선거 현수막은 12만8000장으로 집계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쓰인 현수막은 13만8100장으로 올해 선거 때도 10만장 넘는 선거 현수막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환경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수막은 제작 및 소각 폐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만큼 정부는 지자체에 재활용을 권장한다. 거둬들인 현수막을 세척해 장바구니나 가방, 마대, 모래주머니 등을 만드는 게 일반적인 재활용 방식이며, 이외에는 소각된다.
환경부 집계를 보면 현수막 재활용률은 2023년 29.6%에서 24년 33.3%, 지난해엔 48.4%까지 올랐다. 환경부는 2024년부터 행정안전부와 공동 개최하는 ‘폐현수막 자원순환 경진대회’를 통해 지자체의 폐현수막을 회수ㆍ지원 체계를 구축하도록 독려한 영향이 크다고 본다. 실제 지자체들이 관심일 보이며 현수막 재활용 관련 조례는 2024년 5월 5건에서 2년새 126건으로 늘었다.
현수막 재활용률 수정
하지만 선거가 치러지면서 막대한 양의 선거현수막이 발생한 2024년 총선 기간(1분기)엔 재활용률이 29.2%로 그해 평균(33.3%)보다 낮았다. 2022년 지선(5~7월)과 대선(1~4월) 기간 현수막 재활용률은 각각 24.8%, 24.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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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량 예측 어렵고, ‘얼굴 떼기’ 작업 난관
일선 지자체 설명을 종합하면 선거 현수막은 경쟁이 과열되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게시고, 선거 이후 정당ㆍ후보가 수거하지 않는 현수막만 지자체가 거둬들이는 구조여서 수량 예측과 계획 수립이 어렵다고 한다.
4년 전 지선 때 청담동 주민센터에서 선거 현수막으로 에코백ㆍ손가방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 호응을 받았던 서울 강남구 관계자는 “수량 예측이 어려워 현재로썬 뚜렷한 재활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가족여성회관에서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수원시지회 회원들과 수원시가족여성회관 관계자들이 선거 기간 게시됐던 폐현수막 등으로 낙엽 수거용 자루를 만들고 있다. 사진 뉴시스
선거 현수막은 재활용 작업에 손이 많이 간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부산 부산진구 관계자는 “선거 현수막에 새겨진 정치인의 얼굴이나 이름, 정당 명칭 등은 모두 제거하고 남는 부분만 활용해 가방 등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 현수막보다 훨씬 품이 많이 든다”며 “재활용품에 얼굴ㆍ정당 명칭 등이 그대로 노출되면 당사자나 주민 등으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용 작업 전 현수막을 세척해야 하는데, 선거철 무더기 현수막을 보관해둘 장소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선거 현수막의 경우 재활용 절차가 일반 현수막보다 까다롭다. 경제성이나 지역별 처리 업체 부족 등 문제도 지자체의 재활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재활용 확대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다. 근본적으로 정당 및 정치인이 현수막 제작을 줄이고, 폐현수막 산업 원료화 등 구조적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