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결과는 승리였다. 하지만 경기장을 지켜본 시선은 마냥 만족스럽지 않았다.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 해설위원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브리검영대(BYU)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서 이동경의 결승 프리킥 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 점검이었다. 대표팀은 앞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5-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FIFA 랭킹 100위 엘살바도르를 상대로도 자신감 있는 경기 운영과 다득점 승리가 기대됐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패스 연결 과정에서 잦은 실수를 범했다. 수비에서는 상대 역습에 흔들리며 뒷공간을 허용했고 공격 전개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답답한 흐름을 끊어낸 선수는 이동경이었다. 후반 12분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이동경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이 한 골이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기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상대가 FIFA 랭킹 100위의 엘살바도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고려하면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기대했던 장면은 많지 않았다.
경기 후 팬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축구 커뮤니티와 대한축구협회 공식 SNS에는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월드컵 개막이 임박한 상황에서 경기 내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천수 해설위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이천수 위원은 "팬들이 지금 월드컵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이럴 때 평가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응원이 많아지면 선수들도 더 큰 힘을 받는다. 월드컵을 앞두고 관심과 기대를 높여야 하는데 그런 흐름을 만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 내내 반복된 빌드업 실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천수 위원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압박 강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다"며 "관중이 많은 환경에서는 심리적인 부담도 커진다. 평소에는 쉽게 연결할 수 있는 패스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렇게 되면 결국 무리하게 전방으로 연결하는 장면이 많아질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남은 기간 동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수비 안정성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천수 위원은 "월드컵에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특히 원정 분위기 속에서 먼저 실점하면 경기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보완할 부분이 남아 있다. 세부적인 부분을 더 다듬어야 한다"며 "월드컵 본선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엘살바도르전을 끝으로 미국 전지훈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후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북중미 월드컵 첫 상대는 체코다. 이번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얼마나 빠르게 보완하느냐가 본선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