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24년 2월 28일(현지시간) 오전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 위한 결의안 표결을 진행하는 모습. 유엔 웹티비 캡처.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피해 유조선을 사들인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선박은 건조 이후 줄곧 중국 선적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북한이 과거 외국 선박을 구매한 뒤 선적을 변경했던 최근 몇 년 간의 사례와 유사해 대북 제재 위반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5일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인용해 새로운 북한 선박을 포착했으나 해당 선박이 등록 정보 상에는 중국 선적으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
‘후항유8호’라는 이름의 이 선박은 958t급 유조선으로 마린트래픽 지도에는 지난달 31일 북한 서해 해상에서 남포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위치 신호를 끄고 잠적한 항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후항유8호’는 선박의 등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과 선박의 안전 검사를 담당하는 아태지역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에는 1992년 건조 이후 줄곧 중국 선적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소유자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상하이 마린 그룹’이다.
이와 같이 공식 자료에는 중국 선박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해 스스로를 북한 선박이라고 밝히면서 운항하는 건 과거 북한이 해외에서 선박을 구매한 뒤 선적을 변경했던 ‘해외 중고 선박 택갈이’ 사례와 유사하다는 게 VOA 측의 분석이다. 북한이 후항유8호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안보리는 2016년에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 소유, 임대, 운항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VOA는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중고 선박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지금은 해체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2024년 발행한 마지막 보고서에서 북한이 외국 선박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보유 선박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