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선교회·아버지밥상교회 MOU 귀국 후 정착·재활 지원 숙식부터 취업까지 연계 한인들 위한 안전망 구축
한국의 세계십자가선교회 안일권(협약서를 든 사람중 오른쪽) 목사와 아버지밥상교회의 무디 고(왼쪽) 목사가 미국에서 추방되거나 자진 출국한 한인들을 돕기 위한 업무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미국에서 추방되거나 자진 출국한 한인들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 LA의 한인교회와 한국의 추방자 지원 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한국의 세계십자가선교회(설립자 안일권 목사)와 아버지밥상교회(담임목사 무디 고)는 4일 LA한인타운 아버지밥상교회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추방자와 자진 출국자, 중독자, 노숙인 등을 위한 공동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미국 내 체류 신분 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한인들이 귀국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십자가선교회는 1989년부터 경기도 여주에서 추방자와 중독자, 교도소 출소자 등을 위한 시설을 운영해 왔다. 지금까지 500명 이상의 추방자들이 이곳을 거쳐 갔으며 현재도 미국에서 추방되거나 자진 출국한 한인 13명가량이 머물고 있다.
이들은 숙식 제공은 물론 의료 지원, 신앙훈련, 가족 회복 프로그램, 취업 지원 등을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20여 년을 살다 추방된 한인 K.Y씨는 한국에 도착한 뒤 의지할 가족이나 지인 없이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는 아는 사람도, 친척도 없는데 언어까지 익숙하지 않아 공항에 내리자 막막했다”고 말했다.〈본지 3월 2일자 A-2면〉
양측은 신분 문제로 추방되거나 자진 출국을 선택하는 한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에 가족이나 연고가 없어 귀국 이후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일권 목사는 “미국에서 추방되거나 자진 출국하는 한인 가운데는 비행기표를 구할 돈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에 돌아가도 갈 곳이 없거나 치료가 필요한데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추방 위기에 놓였거나 자진 출국을 원하는 한인들은 아버지밥상교회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교회 측은 출국 전 임시 거처와 생활 지원, 귀국 절차 안내 등을 돕고 세계십자가선교회와 연계할 예정이다.
아버지밥상교회는 그동안 홈리스와 중독자, 출소자, 생활고를 겪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식사 제공과 쉼터 사역을 해왔다. 또 빅토빌 농장형 센터 등을 활용해 자진 출국을 준비하는 한인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무디 고 목사는 “체류 신분 문제로 막다른 길에 몰린 한인들이 적지 않다”며 “한국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통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측은 앞으로 추방자 지원뿐 아니라 중독자 재활과 출소자 지원, 노숙인 사역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 목사는 “어느 곳에도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안전망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한국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