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나자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억눌려 있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카페업계에 이어 외식업계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 중심으로 가격 올리기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오는 9일부터 일부 외식 브랜드의 메뉴 가격을 최대 20%, 평균 11% 인상한다. 가격을 올리는 브랜드는 ▶역전우동 ▶미정국수 ▶인생설렁탕 ▶제순식당 ▶한신포차 ▶돌배기집 ▶백스비어 ▶막이오름 ▶롤링파스타 ▶빽보이피자 ▶새마을식당 총 11개다. 저가 커피 브랜드인 빽다방은 2월에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려 이번 인상 대상에선 제외됐다.
더본코리아측은 “지난해부터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내부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가맹점 이익 보호를 위해 각 브랜드협의체와 지속해서 논의해 인상이 불가피한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마을식당은 한돈생삼겹살 등 구이류 3종을 6.3%, 한신포차는 직화무뼈닭발 등 메뉴 15종을 11.2% 인상한다. 빽보이피자는 피자류 가격을 20.2% 올린다.
저가 커피 대표 브랜드격인 메가MGC커피도 이달 19일부터 ‘할메가커피’ 메뉴 3종 가격을 각 200원씩 인상한다. 메가MGC커피는 할메가커피의 원료인 FD(동결건조)커피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외식 브랜드는 지난달 일찌감치 가격을 올렸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지난달 7일부터 15㎝ 샌드위치 단품 가격을 약 2.8% 상향 조정했고,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도 지난달 28일부터 단품 버거류 22종의 가격을 평균 2.9% 올렸다. 더벤티·이디야커피·커피빈코리아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도 매장 제조 음료 및 스틱커피 제품 가격을 올렸다.
2024년 서울 시내에 위치한 굽네치킨 매장의 모습. 뉴스1
가격을 올리는 대신 중량 조정에 들어간 곳도 있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이달 1일부터 굽네치킨의 닭다리살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800g에서 700g으로 줄인다고 통보했다. 윙봉과통다리 메뉴도 80~100g 줄였다.
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반발을 의식해 제한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환율과 원가 압박이 이어져 와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원가 상승 폭을 고려하면 메뉴 전체 가격을 올려야 하는 수준이지만, 지금도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부담이 상당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빙그레·삼양식품·매일유업 등 식품업계에선 아직 눈에 띄는 가격 인상 움직임은 없다. 다만 올해 2분기 실적에 미국-이란 전쟁 여파가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 중에는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설탕, 밀가루 등 수입 원재료는 국제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 시차가 있다”며 “가격 인상을 보류하고 있는 기업도 전쟁 등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인상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