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어울림마당로에 위치한 고깃집 '형님 저요' 주변으로 한낮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오현우 기자
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홍대 어울림마당로 인근 고깃집 ‘형님 저요’ 주변으로 한낮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7시 예정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이른바 ‘삼쏘(삼겹살과 소주) 회동’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평소 격의 없는 공개 행보를 즐기는 황 CEO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시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거란 기대감에 장소를 찾은 것이다.
오전 10시 가장 먼저 식당에 도착해 대기번호 1번을 쥔 이모(44·강남구)씨는 “작년 깐부치킨 모임 때도 오후 2시부터 기다려 황 CEO의 자서전 ‘엔비디아 레볼루션’에 직접 사인을 받았다”며 “지인들의 응원을 받고 다시 오게 됐다. 불과 1년 사이 한국 반도체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인공지능(AI)이 만들어가는 역사적인 한 페이지에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석민(33·마포구)씨는 오전 11시부터 자리를 지켰다. 이 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총수들과 젠슨 황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라 이왕 온 김에 오픈런을 해보려 한다”며 “황 CEO가 ‘골든벨’이라도 울려준다면 말도 안 나올 만큼 영광일 것”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T1베이스 캠프를 방문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오후 3시를 넘어가자 거리는 청년들과 e스포츠 팬들로 더욱 북적였다. 카이스트(KAIST) 삼성전자 반도체계약학과에 재학 중인 박민수(23)씨는 “젠슨 황이 성수가 아닌 홍대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PC방에 있다가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향후 삼성전자 입사가 확정된 그는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가까이서 보게 된다면 무엇을 물어볼지 고민하느라 심장이 다 떨린다”고 전했다.
노지선(23)씨는 “오늘 근처 행사에 T1의 ‘케리아(류민석 선수)’ 등 유명 e스포츠 선수들도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수들과 젠슨 황을 한자리에서 볼 생각에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강남역 행사 당시의 열기를 잊지 못해 찾았다는 배윤영(51)씨는 “당시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환호에 웃으며 화답하던 황 CEO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오늘은 PC방 일정부터 따라가며 꼭 다시 인사를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북적였다. 대만 가오슝에서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온 황카이린(29)은 “대만 출신인 황 CEO가 이렇게 환대받는 걸 보니까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는 그를 신처럼 숭배한다. AI 대부(God father)!!”라고 말했다.
이날 황 CEO는 ‘삼쏘 회동’을 통해 AI 반도체·로보틱스·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폭넓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회동 장소로 성수동 음식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안전 문제와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해 홍대입구로 장소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