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전역 봄·가을 이동 시기 통과하는 철새 수백만 마리 충돌사로 폐사 위기
고층 빌딩 밀집한 광역 토론토 연안 야간 조명 및 투명 유리창 탓에 지옥의 구간 전락
실시간 조명 소등 조치 및 조류 친화적 건축 인프라 확대로 생태계 상생 유도 시급
매년 봄과 가을철, 번식과 월동을 위해 캐나다 상공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수백만 마리의 철새들이 도심 고층 빌딩의 야간 조명과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혀 처참하게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고층 빌딩과 대형 상업 시설이 빽빽하게 밀집한 광역 토론토(GTA) 일대가 이동 경로상 최악의 '죽음의 덫(Death trap)'으로 지목되면서, 도심 인프라와 자연 생태계의 공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캐나다 전역에서 이동 시기에 목숨을 잃는 철새의 수는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야간에 별빛과 자기장을 이정표 삼아 장거리 비행을 하는 철새의 특성상, 도심 건물이 뿜어내는 강렬한 인공 조명은 새들의 방향 감각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공 불빛에 매료되거나 혼돈에 빠진 새들이 도심으로 유인된 후, 투명한 빌딩 유리창에 비친 하늘이나 나무를 실제 자연으로 착각하고 시속 수십 킬로미터의 속도로 그대로 돌진해 충돌사하는 패턴이 매년 반복되는 형국이다.
광역 토론토 고층 빌딩 인공 불빛이 방향감각 상실 유도… 유리창 충돌 잔혹사 지속
생태 전문가들은 토론토를 포함한 GTA 지역이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있는 주요 이동 길목에 위치해 있어 피해가 더욱 집중된다고 입을 모은다. 고층 빌딩의 화려한 미관과 통유리 중심의 현대식 건축 트렌드가 철새들에게는 거대한 거울 장벽이자 덫이 된 셈이다. 이로 인해 도심 바닥에는 매일 아침 충돌로 인해 즉사하거나 치명상을 입고 추락한 희귀 철새들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는 잔혹사가 매 시즌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민간 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철새 이동 기간 야간 조명 소등을 유도하는 '라이트 아웃(Lights Out)'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나, 강제성이 없는 자율 참여에 의존하고 있어 거대한 도심 전체의 불빛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조류 충돌 방지용 스티커나 도트 패턴 필름 부착 등 시각적 방어벽을 설치하는 대안도 제시되지만, 기존 건축물의 미관 훼손과 추가 비용 발생을 이유로 건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