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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두나무 5억, 토스 1억…‘DSR 예외’ 사내대출 형평성 논란

중앙일보

2026.06.05 14:00 2026.06.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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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 피플팀장(앞줄 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노조 총파업을 한 시간여 앞두고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앞줄 가운데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성룡 기자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 피플팀장(앞줄 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노조 총파업을 한 시간여 앞두고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앞줄 가운데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성룡 기자


최근 대기업 사내대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은 임직원에게 수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사내 복지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져 어려움을 겪는 일반 소비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삼성전자 노사의 최근 임금협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은 임직원에게 연 1.5% 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가 6억·4억·2억원으로 차등 적용되는 상황에서 삼성 임직원들은 최대 5억원의 사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 측이 '1순위 근저당 설정과 전입신고'를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기존 은행대출에 사내대출을 별도로 받을 수 있는 길은 막혔다. 예를 들어 15억원 상당의 주택을 살 경우 회사에서 5억원을 빌리면 은행에서 추가로 1억원 정도만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에서 6억을 대출받은 상황이라면 담보여력 부족으로 사내대출이 어렵다.

25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할 경우 사내대출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한도 규제로 2억원만 빌릴 수 있지만, 사내대출은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해 자금 조달 여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신용대출 등 추가 대출 여력도 생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세부 사항에 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보다 더 파격적인 대출을 지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해 임직원 대상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늘렸다. 토스 역시 최대 1억원의 무이자 대출을 제공한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4~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특히 이들 제도는 금융권 대출이 아닌 사내복지 성격으로 운영돼 일반적인 LTV·DSR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내대출

사내대출


문제는 이 같은 사내대출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취지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7%에서 1.5%로 낮추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저소득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모기지 공급도 축소해 가계부채를 GDP 대비 8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부 기업의 사내 대출이 규제 효과를 일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동탄·판교 등 대기업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다.



모든 기업이 사내대출을 직접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금융회사와 연계해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방식의 주거복지 제도를 운영한다. 네이버는 최대 2억원, 카카오는 1억5000만원, LG전자는 1억원 한도 내에서 주택자금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은행권 대출을 전제로 하는 만큼 LTV와 DSR 등 금융당국 규제는 그대로 적용받는다.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도 최장 5년간 1억원의 무이자 대출 제도를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이자지원 방식으로 전환했다.

과거 금융권과 공공기관도 유사한 사내대출 제도를 운영했지만 대부분 축소되거나 폐지됐다. 가계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금융감독원은 한때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8000만원과 생활안정자금 1000만원 등 최대 9000만원을 연 1~2%대 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했다가 2021년 폐지했다.

같은 해 재정경제부도 공공기관 혁신지침을 개정해 사내대출 금리를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 가계자금대출 금리 이상으로 정하도록 했고,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2000만원 이하로 제한했다. 저금리 사내대출이 복지 차원을 넘어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은행 등은 2000만~5000만원 한도 내에서 시중금리 수준의 사내대출만 운영하고 있다.


다만 사기업의 사내대출은 기업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자금인 만큼 금융당국이 직접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사내대출 관련 공시를 강화하고 회계처리 기준을 정비하는 한편,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내대출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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