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캘리포니아·플로리다주 일대에 2년간 불임 수컷 모기 최대 3200만 마리를 방사할 수 있는 실험용 사용 허가를 신청했다. EPA는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구글은 수컷 모기에 박테리아 ‘볼바키아’를 감염시켜 야생에 방사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의 정자는 세포가 변형된다. 이 수컷이 야생 암컷과 교배하면 수정란의 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암컷이 낳은 알이 부화하지 못해 세대를 거듭할수록 모기 개체 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원리다.
이번 요청은 구글이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약 10년 전부터 추진한 ‘디버그(Debug)’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모기는 뎅기열,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질병을 인간에게 옮긴다. 어떤 생물보다 많은 인간을 숨지게 하는 곤충이다.
구글 관계자는 “소속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인공지능(AI) 컴퓨터 기술과 데이터 분석, 센서 등을 총동원해 암·수 모기를 정밀하게 분류하고 적재적소에 방사하는 자동 사육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내성 우려나 고인 물 같은 번식지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기존 화학 살충제보다 불임 곤충 방제 기술의 안전성·편의성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빅 테크의 ‘이색 실험’은 구글뿐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8년부터 2년간 데이터센터 서버 864대를 통째로 원통형 캡슐에 담아 스코틀랜드 바닷속에 넣는 실험을 진행했다. 부품을 바꾸거나 수리할 때마다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결국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수중에서 냉각하는 방식의 고장률이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낮다는 점을 확인하고, 전력을 조력·풍력·태양력 등으로 조달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아마존은 AI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탄소를 더 빨리, 더 많이 흡수해 환경을 보호하는 목적에서다. 메타는 인간과 컴퓨터의 경계를 허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경 인터페이스 손목 밴드를 차면 손가락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도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감지해 컴퓨터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식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당장 돈 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빅테크는 기후변화, 감염병, 에너지 같은 문제를 미래 산업과 동떨어지지 않은 이슈로 보고 있다. 현재는 이색적인 실험이지만, 인터넷·스마트폰이 그랬듯 수십 년 뒤 새로운 산업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빅테크가 연구소와 대학, 정부가 하던 일을 대신하며 ‘미래 실험실’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