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조항이 있다면 400여회에 달하는 티눈·굳은살 냉동응고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한 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은 보험사가 환자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상담하는 모습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환자 A씨는 2016년 7월 보험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질병으로 인한 수술 1회당 3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보험 약관엔 피부질환에 대해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도 있었다. A씨는 약 4년간 379회에 걸쳐 티눈·굳은살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379회 냉동응고술 중 114회분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했다. 총 3500여만원에 이르는 액수였다. 나머지 냉동응고술에 대해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미지급한 보험금도 지급하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A씨 측 소송에 보험사는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보험사는 민법 제103조에 따라 보험계약은 무효고, ‘티눈 및 굳은살’은 면책조항의 피부질환에 해당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원심은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보험계약이 무효고, 설령 무효가 아니더라도 티눈·굳은살 냉동응고술은 계약서 상 면책조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관한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A씨가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보험사가 낸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은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상고 기각으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티눈 및 굳은살’이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피부질환에 해당하므로 냉동응고술에 대한 피고의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