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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띄운 野…선거무효 ‘투표 못한 유권자 규모’에 달렸다

중앙일보

2026.06.07 00:38 2026.06.07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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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무효 소송 및 재선거 논의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부실 문제를 넘어 헌법에 명시된 선거권 침해라는 인식으로 확대되면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선거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선관위 소청→법원 선거무효 판결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져 밤 10시까지 연장해서 투표가 진행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져 밤 10시까지 연장해서 투표가 진행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시민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재선거를 위해서는 선관위의 소청을 거쳐 법원에서 선거무효 판결을 받아야 한다. 공직선거법 222조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는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해당 선거구의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선거소청을 제기할 수 있고, 이 소청의 결과로부터 10일 이내에 소청인이 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 소청인은 선거인, 후보자 또는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이다. 중앙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은 재선거 사유가 아니다”라는 입장인 만큼 선관위에서 소청을 기각·각하하면 소청인이 이에 불복해 법원에 선거소송을 제기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재선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법원의 선거무효 판결이 있어야 한다. 공직선거법 224조는 “법원은 선거 규정 위반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무효를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란 “선거 규정 위반이 없었더라면 후보자의 당락에 관해 현실과 다른 결과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한다. 절차적 하자뿐만 아니라 그 하자로 당락이 바뀌었을 가능성까지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다.



‘절차 위반’뿐 아니라 ‘당락 영향’ 인정돼야

실제로 법원에서 2000년 16대 총선을 둘러싸고 선거 무효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 2001년 6월 대법원은 서울 동대문을 선거에서 3표 차이로 떨어졌던 허인회 민주당 후보가 낸 소송에서 선거 무효 판결했다. 이에 따라 당선자인 김영구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 총선 직전 김 후보가 비서·친인척 등 14명을, 허 후보가 9명을 위장전입시킨 사실이 인정됐다. 대법원은 “위장전입자 수의 차이가 득표차를 상회한다”고 봤다.

이때 서울 구로을 선거에서도 선거무효 소송 끝에 장영신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애경그룹 계열사를 동원한 조직적 불법 선거운동이 있었고, 그 규모를 고려하면 규정 위반이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두 지역구에 대해서는 같은 해 10월 25일 재선거가 치러졌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5일 오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찬우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5일 오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찬우 기자

송파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역시 향후 소송으로 비화할 경우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규모’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는 단순히 미투표한 유권자와 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를 가려내 선관위의 착오가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였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한 고법판사는 “유권자 본인이 투표소에 도착했는데도 선거용지 부족으로 못 하고 돌아갔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투표권 침해 규모에 따라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무효 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실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를 추산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득표 차이가 적은 경우 시의원·구의원 등에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권 침해로 30만~200만원 손해배상 사례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참정권 침해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법원에서는 투표권 침해로 인한 30만~2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 김모씨가 오후 6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공무원의 신분증 확인상 실수로 투표를 하지 못하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선거권 침해로 인한 김씨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30만원 배상을 판결했다. 공무원 실수로 출소 후에도 수형인 명부에서 이름이 지워지지 않아 2020~2022년 세 차례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 허모씨도 1심에서 600만원(회당 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인정받았다.

투표소 앞서 장시간 대기한 유권자도 정신적 피해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들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더해 투표가 지연돼 기다려야 했던 유권자들도 위자료를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투표를 아예 못한 사람들에 비해 인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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