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대국민연설 영상. 사진 엑스 캡처
미국이 이란 협상에 관여한 고위 당국자들을 이스라엘이 도청했다는 우려 속에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경계 수위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티브 윗코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마이클 디미노 국방부 중동정책 담당자 등이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대상이 된 것으로 판단했다.
국방정보국(DIA)은 다른 군 정보기관들과 함께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을 기존 ‘높음’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했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위협 평가가 일부 적대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특정 상황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한국 정도만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이스라엘 주둔 미군 요원들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도청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정황을 발견한 뒤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활동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가자지구 공세 자제를 압박한 이후 확대됐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이란 공격을 검토하던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가 미국 비밀경호국 차량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대미 정보 수집 활동이 “통제 불능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조치가 민감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짚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했지만 최근 들어 전쟁 목표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협상을 통해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는 데 집중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 강경 정권 자체를 무너뜨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양국 갈등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더욱 부각됐다.
NYT는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위협 격상은 미 중부사령부와 이스라엘군 간 군사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방부가 이스라엘 측과 공유하는 정보 범위를 제한할 경우 이런 흐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