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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일 이벤트 중단하라”…법정 공방 간 ‘백악관 UFC’

중앙일보

2026.06.0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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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는 14일 백악관 경내에서 열리는 ‘UFC(종합격투기) 프리덤 250 대회’ 특설 경기장 무대 조감도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UFC 선수 일리아 토푸리아(왼쪽)와 저스틴 게이지가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는 14일 백악관 경내에서 열리는 ‘UFC(종합격투기) 프리덤 250 대회’ 특설 경기장 무대 조감도를 들어 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UFC 선수 일리아 토푸리아(왼쪽)와 저스틴 게이지가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80세 생일(6월 14일)에 맞춰 백악관 경내에서 진행하려는 종합격투기(UFC) 대회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대통령의 사적 친분과 사업적 이해관계가 얽힌 엔터테인먼트 행사를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백악관에서 열도록 한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다.

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정치활동가 수전 더글러스와 베트남전 참전용사 폴 로마노는 비영리 공공윤리 감시단체 ‘퍼블릭 인티그리티 프로젝트(Public Integrity Project)’의 지원 속에 전날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백악관에서 개최하겠다고 한 ‘UFC 프리덤 250 대회’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데이나 화이트(UFC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회사에 전례 없는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사적 영리 목적의 스포츠 행사를 열기 위해 백악관과 링컨기념관을 제한 없이 출입할 수 있는 권한과 이에 수반되는 모든 홍보·브랜딩 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 사우스론(South Lawn)에 ‘UFC 프리덤 250 대회’가 열릴 임시 경기장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 사우스론(South Lawn)에 ‘UFC 프리덤 250 대회’가 열릴 임시 경기장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인 ‘사우스론(South Lawn)’에는 오는 14일 열리는 UFC 대회를 위해 대규모 경기장 특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우스론에는 약 600t 규모의 철제 아치 구조물이 설치됐으며, 경기장과 관람석, 방송시설 등이 들어서고 있다. 특설 경기장에서 UFC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은 약 45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며, 경내 외부에 설치되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최대 10만 명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주최 측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명목상으로는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공식 계체량 행사는 링컨기념관에서 열리며, 경기 당일 선수들이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출발해 링으로 향하는 파격적인 동선도 기획되고 있다고 한다.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후원자인 데이나 화이트 UFC CEO가 주도하고 있다. 화이트는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24년 11월 대선 승리 직후 화이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함께 UFC 경기장을 찾아 ‘직관’ 하는 등 화이트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24년 11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종합격투기) 경기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현 대통령ㆍ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4년 11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종합격투기) 경기를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현 대통령ㆍ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람하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원고 측은 이번 행사가 미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로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 경기는 독립기념일(7월 4일)보다 약 3주 앞서 열린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생일에 맞춰 기획된 민간 기업의 상업적 이벤트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백악관 부지가 의회 승인 없이 행사장으로 전용됐고 대규모 공사 과정에서 필요한 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됐다며 이는 절차적 요건 위반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해충돌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원고 측은 UFC가 프리미엄 티켓을 100만 달러(약 15억원)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래리 엘리슨과 데이비드 앨리슨 부자가 소유한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행사 중계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UFC와 7년 77억 달러 규모의 독점 중계권 계약을 맺었으며, 이번 백악관 UFC 대회도 파라마운트+를 통해 독점 중계될 예정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홍보하던 지난 3월 UFC 모회사인 TKO 그룹 주식을 1만5000~5만 달러 정도 매입한 점도 논란이다. 백악관은 이번 소송에 대해 “방해 행위다.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이번 행사는 백악관이 주최한 다른 여러 행사와 다를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각종 대형 기념사업을 둘러싼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생일과 겹치는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수도 워싱턴 DC 한복판에서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 인근에 높이 250피트(약 76m)의 대형 개선문 건립 계획을 추진해 찬반 논쟁을 불렀다.

이번 소송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임명된 아밋 메타 워싱턴 DC 연방지법 판사에게 배당됐다. 메타 판사는 원고들이 이번 행사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한 원고 적격 여부부터 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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