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증가 원인 두고 대립 건물주 “세입자보호법이 문제, 투자비용 회수 어려워” 세입자 “건물주들 공실 유지, 규제 완화 압박할 의도”
뉴욕시가 심각한 주택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렌트안정아파트 약 5만7000가구가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주 주택·지역사회재생국(DHCR)이 뉴욕시 렌트가이드위원회(RGB)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뉴욕시 내 렌트안정아파트 공실은 총 5만7000여 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약 8000가구 증가한 규모다.
뉴욕시에는 약 100만 가구의 렌트안정아파트가 있으며, 이는 중·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뒷받침하는 핵심 주택 자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만 가구가 장기간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실 증가 원인을 두고 건물주 단체와 세입자 단체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건물주들은 2019년 제정된 주택안정 및 세입자보호법(HSTPA)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해당 법은 세입자가 퇴거한 뒤 대규모 수리를 통해 렌트를 크게 인상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건물주들은 오래된 아파트를 보수하는 데 수만 달러가 들지만, 렌트 인상폭이 제한돼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노후 아파트를 수리하지 못한 채 비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세입자 권익 단체들은 일부 건물주들이 규제 완화를 압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아파트를 공실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상당수 공실 주택이 비교적 적은 비용의 보수만으로도 입주가 가능하다며, 주택난 해결을 위해 공실 주택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통계는 렌트안정아파트 렌트 인상 여부를 심의 중인 RGB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RGB는 리스 1년 연장시 0~2%, 2년 연장시 0~4% 범위의 렌트 조정안을 검토 중이며, 최종 표결은 이달 말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