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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남북 2국가론은 위헌…순국선열이 통곡한다

Los Angeles

2026.06.07 18:50 2026.06.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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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현충일은 단순한 추념을 넘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소중한 국체를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뜻을 다지는 '책임의 날'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 현실을 보면 부끄러움이 앞선다.
 
무엇보다 궁극적 완전체로서의 한반도 통일국가를 이루기 위한 지표와 신념체계가 무너졌으며, 급기야 통일과 관련한 헌법적 가치까지 대놓고 무시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호국영령과 유엔군이 피를 흘리며 방어해낸 것은 휴전선 이남의 반쪽짜리 자유체제가 아니라 통일국가였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4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휴전선을 '남북 국경'으로 칭하며 '적대적 2국가론'을 들고나왔다. 이는 남북을 한 민족국가의 잠정적 분단상태로 보는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상호 적대적인 두 국가만이 존재한다는 관점을 제도화한 것이다. 통일을 미래 목표에서 삭제하고 남한을 적대적 타자로 상정하여 통일을 사실상 봉인하려는 조치다. 남북을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한참 이탈한 주장이다.
 
그런데도 통일정책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이런 주장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정동영 장관은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2국가"라는 표현을 쓰고 북한을 '조선'으로, 남북 관계를 '조한 관계'로 지칭했다. 논란이 일자 통일부는 사실상 국가성을 인정하는 표현일 뿐이어서 위헌이 아니라는 식의 궤변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행태가 초래한 사회적 혼란은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 경기를 위해 우리나라에 온 북한 '내고향 여자축구단'의 체류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경기 당일 우천 속에서 당국은 수원종합운동장에 태극기 반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도화지에 태극기를 그려 응원하던 탈북민은 제지를 당했다. 반면 북한 선수단은 보란 듯이 인공기를 꺼내 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태극기는 내걸 수 없었지만, 인공기는 펄럭였다.
 
북한은 이번 경기를 남북 교류의 틀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2국가론 원칙을 관철하는 시험대로 삼았다. 남북 간의 기존 입출경 절차와 관행을 완전히 무시한 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여권으로 신분확인을 받으며 사상 최초의 입출국 절차를 밟았다.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는 원칙 없이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따랐다. 이 여파로 정 장관 본인의 경기 참관마저 북측의 보이콧 우려로 불발돼 망신을 샀다.
 
원칙 없는 '북한 바라보기'의 결과는 참담했다. 통일부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응원한 단체 등에 3억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부었다. 뒤늦게 우리 선수단을 찾아 100만 원의 격려금으로 무마하려 했으나, 오히려 국민적 비난만 가중시키고 대북정책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다. 정부는 이제라도 헌법적 가치인 통일에 대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그 변종인 정동영의 '평화적 두 국가론' 모두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법률적으로 남북관계발전법이 남북관계를 특수관계로 못 박고 있고 헌법도 통일 지향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식 정책과 담론에서 '두 국가 관계'라는 표현을 채택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다.
 
따라서 북한을 현실적인 협상 상대로 인정하되 헌법상 '별도의 국가'로 인정하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을 정부 원칙으로 견지해야 한다.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확히 반박하고, 국제사회에도 우리의 헌법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인도적 지원과 교류 협력의 의지는 피력하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인권탄압, 통일 말살 시도에 대해서는 제재와 압박, 규범적 비판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당국자들은 평화와 공존이라는 단어에 숨은 북한의 전략적 함정, 즉 통일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에서의 거짓된 평화를 선택하도록 하는 유도공세를 직시해야 한다. 선열들이 갈구하고 지키려 한 것은 굴종과 체념의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존엄이 보장되는 통일 대한민국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헌법 질서를 한반도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냉철한 결의다. 통일을 다시 국가적 목표로 세우는 일은 살아 있는 우리의 책임이다.

이영종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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