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가 해외 조선소에서 미 해군 전투함을 건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키면서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 확대 구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재러드 골든 민주당 하원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발의한 수정안이 하원 군사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반영됐다고 밝혔다. 해당 수정안은 2027회계연도 해군 예산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될 전투함 조달 계약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골든 의원은 “미국의 군사 지출은 미국 일자리를 지원해야 한다”며 “미 해군 함정을 외국 노동력으로 건조한다는 발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계획이 미국 산업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동료 의원들이 이해해 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국방수권법안은 국방부 예산과 정책 방향을 규정하는 연례 법안으로, 향후 하원 본회의와 상원 심의를 거친 뒤 양원 조정 절차와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현재 수정안이 그대로 법률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이 최종 법안에 포함될 경우 미국 국방부가 추진해온 동맹국 조선소 활용 전략에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최근 미국 조선업 경쟁력 약화와 군함 건조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해왔다. 실제로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는 ‘첨단 조선산업 기반 및 미래 함정 실험 사업’ 명목으로 18억5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가 편성됐으며, 동맹국 조선업체의 함정 및 부품 생산 능력을 평가하는 연구도 포함됐다.
존 펠런 전 미 해군장관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해외 군함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생산 역량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가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과 미국이 추진 중인 조선업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 보호를 강화할 경우 한국 조선사의 군함 건조 참여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안보 차원에서 동맹국 조선 역량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시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향후 법안 처리 과정이 한미 조선 협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